한국 진출 유럽 기업, 지난해 한국서 높은 성과
154개 유럽 기업 CEO 설문 조사 결과 … 한국시장 중요도 코로나19 이후 증가
유럽 11개국 상공회의소 ‘한국 비즈니스 환경’ 조사
[CMN 신대욱 기자] 국내 진출한 11개 유럽 국가의 154개 기업들이 지난해 한국에서 높은 사업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 수익은 물론 시장 점유율에서도 2020년 대비 증가한 비율이 높았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를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등 11개 유럽 국가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2021년 한국 비즈니스 환경 설문 조사’ 결과다.
이번 설문 조사는 한국에 진출한 유럽 국가 상공회의소가 매년 진행하는 것으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롤랜드버거(Roland Berger) 서울사무소와 협력해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는 국내 진출한 154개 유럽 국가 기업의 CEO들이 참여했고, 이들 기업들은 한국에서 5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총 매출 규모도 486억 유로(66조원)에 달한다. 참여 국가는 ECCK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등이다.
조사 결과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 한국에서 높은 비즈니스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긍정적인 경제 회복과 함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참여 기업의 대다수인 71%가 한국 사업성과를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응답했다. 2020년 만족도 63%보다 높은 성과다. 매우 만족했다는 응답은 25%, 만족은 46%였고, 보통(17%), 불만족(11%), 매우 불만족(1%) 순이었다.
특히 이들 기업의 69%가 지난해 한국에서 전년대비 5% 이상 성장했다고 답했다. 이중 10% 이상 성장했다고 응답한 기업들도 40%에 달했다. 5~10% 성장은 29%였다.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응답은 21%였다. 수익성(Profitability) 면에서도 84%가 긍정적인 EBIT(이자 및 세전 수익) 실적을 기록했다고 응답했다.
한국내 시장 점유율도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조사 참여 기업의 49%가 지난해 전년대비 시장 점유율이 증가했다고 답했고,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란 응답은 42%였다. 9%의 기업만 감소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한국시장의 중요성이 코로나19 이후 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은 ‘기업의 글로벌 전략상 한국 시장 중요도’를 묻는 질문에 62%가 중요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답해, 2020년 51%를 크게 상회했다. 중요도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란 응답은 32%, 중요도가 감소했다는 응답은 7%였다.
향후 2년간 비즈니스 전망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매출과 수익 모두 긍정적이었다. 매출은 매우 낙관적이란 응답이 17%, 부분적으로 낙관이란 응답이 47%로 전체 64%가 낙관적 전망에 힘을 실었다. 수익의 경우는 응답자의 41%(매우 낙관 7%, 부분적 낙관 34%)가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한국내 투자 및 운영비용을 늘릴 것이란 응답도 높았다. 조사 참여기업의 60%가 향후 한국내 투자 및 운영비용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고, 단 6%만 축소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추가적으로62%는 직원채용을 늘릴 계획이며 약 3분의 1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조사 참여기업의 58%가 ‘지난 2년 동안 국내 경영 환경이 어려워졌다’고 응답한 가운데, ‘법/규제 환경(63%)’과 ‘자의적 규제 집행(54%)’이 한국에서 경영활동을 하는데 주요 도전과제로 여겨지고 있다고 답했다. 또 지난해 ‘정부의 기업 환경 개혁이 경영에 도움을 주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35%가 도움이 안 됐다고 대답했다.
2022년도 정부의 개혁에 대한 전망도 기존과 비슷한 수준으로, 낙관적인 전망은 다소 줄고 불확실성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한국과 유럽 간 무역 규모는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2021년 약 26.5% 성장했다. 그렇지만 한국의 긍정적인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즈니스 환경과 규제 면에서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유럽 국가 상공회의소들은 해당 설문조사가 한국 정책 결정자들과 유럽 기업인들에게 향후 비즈니스 환경을 이해하고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매년 진행된 ‘한국 비즈니스 환경’ 설문조사는 한국에 진출한 유럽기업들의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의견들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조사의 공평성을 위해 응답자들은 서비스업부터 제조업에 이르는 다양한 산업분야 종사자들로 구성됐다. 참가 기업의 약 75%가 국내에서 10년 이상 활동한 기업들이다. 자세한 설문조사 결과(영문)는 ECCK 홈페이지 링크 및 주한 유럽 국가 상공회의소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CCK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유럽계 기업들을 대변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된 협회다. 회원사들에게 한국의 비즈니스 규제 환경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규제 기관들과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등 한국 비즈니스에서 유럽기업의 목소리를 대표하고 있다. 현재 370여개의 유럽 및 국내외 기업들을 회원사를 두고 있으며, 약 5만여명의 직원들이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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