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영국에서는 건강한 피부를 위한 관리와 예방, 그리고 피부 회복이나 재생에 소비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 흠잡을 데 없는 피부가 유행하며 보톡스 등 시술의 인기가 높았지만, 최근 보톡스와 필러 시술의 문제점들이 부각되면서 스킨케어를 통해 건강하게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데 관심이 높다.
보톡스를 거부하는 노톡스(Notox)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히알루론산, 나이아신아마이드, 펩타이드 등 피부 개선 효능을 가진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을 통해 건강하게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글로벌코스메틱포커스 7호(미국, 영국편)를 통해 “영국에서는 기능성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영국은 피부에 부담이 되지 않는 안티에이징 제품의 개발과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K뷰티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영국 소비자들은 주로 소셜미디어와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한국 브랜드를 접하며, 한국의 아이돌 문화가 K뷰티 인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K뷰티는 혁신적인 제형과 성분, 뛰어난 효과,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구할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이다.
현지 전문가는 K뷰티가 글로벌 소비자들의 여러 가지 상황에 맞출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해야 하고, 더 많은 이벤트, 팝업스토어, 브랜드 가용성을 확보하면서 예리한 마케팅 전략을 실행해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국 화장품 안전성 규제 강화
영국은 신체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화장품의 안전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국가다. 유럽연합(EU)에 속하지는 않지만 영국 시장에 판매되는 제품뿐만 아니라 상업 활동을 위해 무료로 제공되는 모든 화장품은 영국 화장품 규정(UK CR)과 유럽연합의 화장품 규정(EU CPR)을 모두 준수해야 한다.
영국에서는 화장품 제조 및 공급 과정 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에서 성분 외 다양한 측면에서 안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영국 화장품협회(Cosmetic Toiletry & Perfumery Association, CTPA)는 화장품이 시장에 유통되는 과정에서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2024년 6월에 화장품 소매업체가 수행해야 할 법적 책임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2024년 4월에는 화장품 포장재가 내용물의 순도와 안전성, 사용기한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며 용기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광고표준기구(ASA)는 과장된 광고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공인무역표준협회(CTSI)는 불법으로 제조된 화장품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제품이 곧바로 모방돼 시장에 출시되는 점을 인지한 영국 지식재산권청(Intellectual Propetry Office, IPO)은 위조 화장품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위험에 초점을 맞춘 ‘가짜가 아닌 안전한 선택(Choose Safe not Fake)’ 캠페인을 진행했다.
건강 성분 노화 방지 화장품 인기
인구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영국 뷰티 산업은 건강과 활력을 증진하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예방을 위한 스킨케어 및 웰빙이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틱톡과 같은 여러 소셜 미디어에서는 오랫동안 건강하게 ‘장수(Longevity)’하는 피부, 신체 노화를 되돌리는 ‘바이오해킹(Biohacking)’이 2024년 뷰티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피부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피부 회복(Skin repair)’이나 ‘재생(Regeneration)’에도 많은 관심을 표하고 있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고 깨끗하며 흠잡을 데 없는 피부가 트렌드가 되면서 보톡스 시술이 인기였다. 그러나 2024년 6월 영국 인기 리얼리티 쇼 러브 아일랜드에 참가한 여성들의 과도한 보톡스와 필러가 화제가 되면서 젊은 나이에 주름을 걱정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적절한 의료 교육이나 면허 없이도 주사 시술을 할 수 있는 영국 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보톡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시술을 받은 듯한 효과를 내는 레티노이드, 히알루론산, 펩타이드 등과 같은 활성 성분이 함유된 스킨케어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보톡스를 거부하는 노톡스(Notox)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2024년 6월을 기준으로 틱톡에서는 노톡스 해시태그를 붙인 동영상들이 1,030만 뷰 이상의 조회수를 달성했고, 병에 담긴 보톡스라고 불리며 보톡스를 맞은 듯한 효과를 내는 화장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슈퍼마켓, 뷰티 소비자 유치 경쟁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에 따르면, 2023년에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영국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였고, 예산 절감을 우선시하면서 슈퍼마켓과 같이 비교적 할인율이 높은 소매 업체를 찾는 경우가 늘었다.
영국에서는 오프라인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비율이 비교적 높은데, 더 저렴하게 뷰티 및 퍼스널 케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슈퍼마켓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자연스레 이런 소매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했고, 식료품이나 생활용품을 주로 판매하던 소매업체들은 점점 더 다양한 뷰티 제품을 취급하며 뷰티 업체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영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 세인즈버리(Sainbury’s), 테스코(Tesco), 알디(미야)가 식료품 매장에서 뷰티 소매점 역할까지 확장한 대표적 사례다.
신규 브랜드의 수와 체인형 소매점에 진출하는 뷰티 브랜드의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한편으로는 뷰티 전문 유통기업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 영국에서는 주요 화장품 소비 채널이 변화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뷰티 제품 소비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다소 감소하면서 일부 기업들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매장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영국 브랜드 더바디샵과 헬스앤뷰티 스토어 부츠가 경영 악화 및 비용 절감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 수를 축소한 반면, 세포라는 오히려 매장 수를 늘리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소셜 미디어 통해 알려지는 K뷰티
영국에서는 K뷰티의 인기가 상당히 높다.
특히, 한국 인플루언서 이유빈이 론칭한 티르티르(TIRTIR)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티르티르는 브랜드에 관한 소비자들의 비판적인 목소리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 대신 의견을 수용하는 마케팅으로 큰 효과를 얻었다.
영국 소비자들은 주로 소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한국 브랜드를 알게 되며, 특히 한국의 아이돌 문화가 K뷰티의 인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런 경로를 통해 한국 화장품을 처음 접하지만 결국에는 제품의 혁신적인 제형과 성분, 뛰어난 효과, 고급스러운 느낌 등에 매료돼 빠지게 된다.
또한, 영국에서는 한국 브랜드들의 뷰티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손에 넣기 어려운 제품인 만큼 갈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아마존은 영국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플랫폼이자 한국 화장품들이 활발하게 거래되는 주요 채널이다.
2024년 7월에 이틀간 진행된 영국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는 추천된 여러 한국 브랜드 중 코스알엑스, 바이오던스, 라네즈가 뷰티 및 퍼스널케어 부문 1위부터 4위까지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인기 스킨케어 제품 분석
2024년 2월 2주차부터 7월 2주차까지 영국 아마존의 스킨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클렌징 제품이 2월과 7월 Top10에 각각 3가지씩 들었다.
폼과 액상 제형의 클렌징 제품이 순위에 올랐으며, 유분과 메이크업을 부드럽게 지워주는 가르니에의 미셀라 클렌징 워터 올인원이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며 영국 소비자들로부터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영국 스킨케어 시장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브랜드들이 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 자국 브랜드로는 2월 순위에 더 인키 리스트 1가지, 7월 순위에 닷츠 포 스팟과 일루이스트 2가지가 순위에 올랐다.
2월 Top10 순위에서는 세라비, 폴라초이스, 아비노를 비롯한 미국 브랜드들의 인기가 두드러졌으나, 6개월 뒤에는 세라비의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독일의 니베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바이오 오일, 슬로베니아의 바이로코가 새롭게 등장하며 다양성이 증가했다.
클렌징 폼 1위, 미국 ‘세라비’ 클렌저
영국에서 조사 기간 동안 랭킹이 크게 상승한 제품 중 하나는 세라비(CeraVe)의 ‘블레미쉬 컨트롤 클렌저(Blemish Control Cleanser)’였다. 클렌징 폼 부문 인기 1위를 기록했다.
2005년 설립된 세라비는 피부 장벽 강화에 중점을 둔 스킨케어 브랜드다. 피부 건강과 직결된 피부 장벽에 효과 있는 세라마이드(Ceramide)를 핵심 성분으로 내세워 전 제품에 포함시키고 있다.
세라비의 특허 기술인 MVE(Multi-Vesicular Emulsion)을 적용해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피부 장벽을 강화하기 위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블레미쉬 컨트롤 클렌저(Blemish Control Cleanser)는 여드름성 피부를 위한 세안제로 피부 장벽 자체를 건강하게 가꿔 피부 트러블이 생기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현지 소비자들도 피부 염증이나 붉은 기가 줄어드는 효과를 체감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기 메이크업 제품 분석
영국 아마존의 2024년 2월 2주차부터 7월 2주차까지 메이크업 제품 인기 순위를 분석한 결과, 틴트, 펜슬 등 다양한 제형의 아이브로우 제품이 2월과 7월 Top10에 각각 3가지씩 순위에 올라 눈썹 메이크업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양 순위에는 파운데이션, 컨실러 등의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도 있는데 림멜의 스테이 매트 프레스드 파우더가 2월과 7월 순위에 모두 포함됐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영국과 미국 브랜드의 제품들이 2월 2주차와 7월 2주차의 상위 10개 중 과반수를 차지했다. 미국 브랜드 중에서는 메이블린과 엘프가 2월 2주차 순위에 5개 제품이 포함됐고, 그 중에서도 메이블린 제품이 4가지로 해당 브랜드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7월 2주차 순위에는 영국 브랜드 림멜과 아일루어가 순위에 들었으며 특히 림멜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파우더 부문 1위, 영국 브랜드 ‘림멜’
파우더 부문 인기 1위 제품은 영국 브랜드 림멜(Rimmel)의 ‘스테이 매트 프레스드 파우더(Stay Matte Pressed Powder)’다.
림멜은 1834년 설립된 영국 메이크업 브랜드로 마스카라, 파운데이션, 립스틱, 파우더 등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있다. 세계 최초 무독성 마스카라를 개발해 화장품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일으킨 림멜은 신선한 제품을 출시해 영역을 확장하며 혁신을 추구한다.
다양한 인종 및 국가 출신의 인플루언서들로 구성된 림멜 크리에이터 크루(Creater Crew)는 제품 제작 과정에 참여해 작명부터 색상, 패키징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미리 체험한 후기와 브랜드의 색깔을 팔로워들에게 널리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림멜의 스테이 매트 프레스드 파우더는 가볍고 보송한 마무리감이 특징으로, 지성 피부의 과한 유분을 잡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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