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영향력 여전하지만 현지화 전략 어필해야”

인도 로컬 브랜드 시장 주도권 강화 … 럭셔리 뷰티 수요 높아져

CMN 편집국 기자 cmn@cmn.co.kr [기사입력 : 2025-07-09 오후 5: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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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특별취재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4호 인도, 인도네시아편에서 “(K-뷰티는) 마케팅 측면에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현지 소비자에게 친숙함을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뷰티는 인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트렌디하고 선망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뚜렷한 포인트 메이크업을 선호하던 트렌드가 투명하고 맑은 피부 표현, 은은한 블러셔, 연한 컨투어링 등 자연스러운 한국식 메이크업으로 이동했다.

기미나 잡티 없이 유리처럼 맑고 매끄러운 피부를 연상시키는 한국식 스킨케어도 인기다. 얼굴, 모발, 입술 등 전반적인 피부관리에 한국산 화장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처럼 K-뷰티의 영향력은 여전하지만 인도 로컬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기반한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 정부도 신규 브랜드 프로그램과 같은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현지 화장품 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K-뷰티, 인도 주류 트렌드로 부상

K-뷰티의 글로벌 확산에 따라 인도에서도 그 영향력은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과거 인도 뷰티 시장은 윤곽 강조, 도톰한 입술, 각진 눈썹과 같은 뚜렷한 포인트 메이크업 중심의 서구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K-뷰티 특유의 투명하고 맑은 피부 표현, 은은한 블러셔, 연한 컨투어링 등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으로 미적 기준이 이동하고 있다.

K-뷰티는 스킨케어 방법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 뷰티의 핵심인 레이어링(Layering) 개념이 인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돼 예전보다 더 많은 단계의 스킨케어 루틴이 일상화됐고, 이로 인해 인도 시장에서 화장품의 사용량과 카테고리 자체가 확대됐다. 이와 같은 변화는 단지 한국 화장품의 인기 상승에 그치지 않고 현지 기업들의 제품 개발, 브랜드 및 유통업체의 마케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 배우 카리나 카푸어 칸(Kareena Kapoor Khan)과 슈가 코스메틱스(Sugar Cosmetics)의 공동 창업자 비네타 싱(Vineeta Singh)이 함께 론칭한 K-뷰티 콘셉트 기반의 스킨케어 브랜드 퀜치 보타닉스(Quench Botanics)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브랜드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전면에 내세우며 쌀뜨물, 유자, 대나무 등 한국산 자연 유래 성분을 활용한 제품을 한국에서 생산해 인도에서 판매하고 있다.

나이카는 지난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아모레퍼시픽 데이를 개최해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의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했고, 인도 뷰티 플랫폼 카인드라이프(Kindlife)는 올해 자국 내 뷰티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K-뷰티 브랜드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럭셔리 뷰티 제품 수요 급증

커니(Kerney)의 2024년 9월 리포트에 따르면, 인도 럭셔리 뷰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구조적 성장 여력이 크다. 전체 뷰티 시장에서 럭셔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4%로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와 같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20~25% 점유율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인도의 럭셔리 뷰티 부문이 대중적인 뷰티 시장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미래 전망도 밝다.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들은 인도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2025년에는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진출 사례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은 2025년 5월 기준 총 7개의 부티크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뷰티 플랫폼 나이카(Nykaa)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2025년 말까지 인도 전역에 위치한 1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시세이도 그룹의 메이크업 브랜드 나스(NARS)도 2025년 나이카를 통해 인도 온라인 뷰티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입생로랑(YSL)도 2024년 7월에 나이카를 통해 인도에 첫 진출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남인도 내 첫 오프라인 매장을 개점했다.

인도 소매업체 릴라이언스 리테일(Reliance Retail)의 옴니채널 뷰티 전문점 티라(Tira)는 인도 럭셔리 뷰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2024년 11월 뭄바이(Mumbai)에 위치한 최고급 쇼핑몰 지오 월드 플라자(Jio World Plaza)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다.

위조 및 유해 화장품 단속 강화

불법 화장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 당국은 2023년부터 ‘사운다라야(Soundarya)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단속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라끄메(Lakme), 로레알(L’Oral), 후다 뷰티(Huda Beauty), 메이블린(Meybelin)을 모방한 위조품이 적발된 적 있다.

인도 정부는 2025년에도 인도 전 지역에서 불법 화장품 유통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와 단속을 진행했다.

2025년 1월 인도 서부 최남단 해안에 위치한 케랄라(Kerala)주에서는 70만 루피(한화 약 1,120만 원) 규모의 유해 화장품이 적발됐다. 이번 단속으로 33개 업체가 적발돼 법적 조치가 진행 중이다. 압수된 립스틱과 페이셜 크림 샘플에서는 수은 함유량이 법정 기준치보다 최대 1만 2,000배 높게 검출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지난 3월 말에는 인도 국세청 산하 조세 정보국(DRI)이 해외에서 밀반입된 중국발 대규모 위조 화장품 컨테이너를 적발했다. 내용물이 신고 품목과 전혀 다른 가짜 화장품으로 확인됐다.

위인도표준국(BIS)은 2025년 3월 델리에 위치한 글로벌 유통업제조 및 불량 화장품 단속의 일환으로, 2025년 3월에 아마존(Amazon)과 현지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플립카트(Flipkart)의 창고를 급습해 각각 8만 1,561달러(한화 약 1억 1,205만 원)와 7,000달러(한화 약 962만 원) 상당의 품질 기준 미달 상품을 압수했다.

이에 따라 정품 유통망 식별을 위해 전자로고(e-log)를 도입한 샤넬의 디지털 기반 위조 방지 시스템 강화 사례처럼, 뷰티 브랜드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로컬 뷰티 브랜드 생태계 확장

인도 화장품 시장은 경쟁력 있는 로컬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하는 모습이다. 실제 소비자들의 수요에 밀착한 제품 개발과 유통채널 다변화를 통해 인도 토종 브랜드들이 화장품 시장의 주도권을 확장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컬러바(Colorbar)는 2025년 5월 기준 100개 이상의 직영 매장과 쇼퍼스 스톱(Shoppers Stop), 라이프스타일(Lifestyle) 등의 주요 소매점을 통해 1,200개 이상의 매장에 입점해 있다. 2025년까지 수익을 두 배로 늘려 100억 루피(약 1,400억 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며, 2027년 초 기업공개(IPO)를 계획 중이다.

대표적인 인도 뷰티 브랜드 라끄메(Lakm)는 인구 구조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미니스(Minis)’라 불리는 소형 패키지 제품군에 주력하고 있다. 소용량 제품은 합리적인 가격, 휴대 편의성,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Z세대 소비자층에서 강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인도는 전체 인구의 약 65%가 35세 이하로 젊은층의 비중이 압도적인 국가인 만큼, 다양한 제품을 부담없이 시도하고 싶어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삼았다.

인도 메이크업 브랜드 매트룩 코스메틱(Mattlook Cosmetics) 또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2025년 2월부터 퀵커머스 플랫폼 스위기 인스타마트(Swiggy Instamart)와의 제휴를 통해 10분 이내에 메이크업 제품을 배송해주는 혁신적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옴니채널을 구축했다.

지난 3월, 에스티로더 컴퍼니즈(ELC)는 인도상공업부(Ministry of Commerce and Industry)와 정부 주도 창업 지원 플랫폼 스타트업 인디아(Startup India)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뷰티앤유 인디아(BEAUTY&YOU India)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및 지원할 예정이다.

인기 스킨케어 제품 분석



2025년 2월 3주차부터 5월 1주차까지 인도 아마존의 스킨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클렌징 제품과 선케어 제품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선케어 제품의 경우, 2월 3주차에는 3개, 5월 1주차에는 4개가 순위권에 올라 자외선 차단에 대한 인도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5월 1주차에는 청량감과 쿨링 효과를 강조한 여름철 특화 선케어 제품이 새롭게 순위에 등장하면서, 계절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 트렌드를 보여줬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2025년 2월 3주차와 5월 1주차 Top 10 중 각각 7개, 6개를 인도 브랜드가 차지해 자국 브랜드에 대한 인도 소비자들의 신뢰가 돋보인다.

또한, 스위스 브랜드 세타필, 영국 브랜드 심플과 데톨이 6주 간의 분석 기간 내내 10위권을 유지해 특정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인도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꾸준함을 입증했다.

비누 1위, 가르 솝 매직 솝

가르 솝(Ghar Soap)은 2019년 의붓형제인 라지브 쿠마르(Rajeev Kumar)와 로힛 쿠마르(Rohit Kumar)가 인도에서 창업한 스킨케어 브랜드다.

천연 비누에 담긴 철학과 비전을 진정성있게 전닿하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후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인도에서 클린뷰티를 대표하는 스킨케어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가르 솝의 매직 솝은 샤프론, 샌달우드, 코코넛 오일 등 엄선한 자연유래 성분만 담았고, 제조과정은 100%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윤리적인 철학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

인도 소비자들의 후기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일주일 이내에 피부 톤 개선을 체험했다는 평이 많았다.

인기 메이크업 제품 분석



2025년 2월 3주차부터 5월 1주차까지 인도 아마존의 메이크업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립 메이크업과 아이라이너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메이블린의 아이라이너와 매트 립 시리즈는 6주 간의 분석 기간 내내 상위권을 유지해 지속력이 좋고 매트한 마무리감을 가진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음을 입증했다.

또한, 2월 3주차에는 파운데이션과 스트롭 크림이 순위에 포함된 반면, 5월 1주차에는 파우더 제품의 순위가 상승하는 등 계절에 따른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변화가 나타났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과 인도 브랜드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미국 브랜드 메이블린이 단독으로 주차별 순위의 과반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반면, 인도 브랜드로는 슈가 코스메틱, 르네, 라끄메, 스위스 뷰티 등 다양한 브랜드가 고르게 분포됐다.

특히, 슈가 코스메틱의 매트 립스틱은 집계 기간 내 세 차례 1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인기를 보여줬다.

립스틱 인기 1위, 슈가 코스메틱

슈가 코스메틱(SUGAR Cosmetics)은 2015년 비니타 싱(Vineeta Singh)이 설립한 뷰티 브랜드다.

창립자는 뷰티 구독 서비스 ‘팹 백(Fab Bag)’을 통해 20만 명 이상의 여성들과 소통하며 인도 여성들의 다양한 피부 톤에 맞는 제품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발견했고, 이를 바탕으로 22가지 색상의 파운데이션 스틱을 포함한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을 개발했다.

전 직원의 75%를 여성으로 구성하는 등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으며, 여성의 자립과 사회 참여를 독려하는 다채로운 활동으로 브랜드 철학을 다져왔다.

슈가 코스메틱의 매트 애즈 헬 크래용 립스틱은 레드, 누드, 핑크, 퍼플 등 총 30가지 이상의 다채로운 색상으로 출시됐다.

인기 헤어케어 제품 분석



2025년 2월 3주차부터 5월 1주차까지 인도 아마존의 헤어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헤어 세럼, 샴푸, 염모제 등 다양한 제품군이 고르게 포함됐다.

특히,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고 수분을 유지해주는 기능성 제품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그 외에도 모발 성장과 비듬 개선 효과를 강조하는 제품들이 꾸준히 순위에 들어가 두피 건강 중심의 헤어케어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프랑스 브랜드 로레알이 2025년 2월 3주차에 5개, 5월 1주차에 6개 제품을 상위 10위에 올려 인도 헤어케어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여줬다.

헤어 세럼 인기 제품, 위시케어

위시케어(WishCare)는 2019년에 인도에서 출범한 뷰티 스타트업이다.

위시케어는 제품 출시 전부터 인도 소비자들로부터 피드백을 적극 수집 및 분석해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제품 성분, 효능, 사용감을 개선하는데 활용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3개월 이상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의 후기를 분석한 결과, 눈에 띄게 탈모가 줄고 새로운 모발이 자라기 시작했다는 경험담이 다수 확인됐다. 두피 가려움증 완화와 모발 굵기 개선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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