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생산실적 코로나 영향 16년만에 역신장
15조1,618억원으로 6.8% 감소···수출국 다변화 바탕 무역수지 7조원 돌파
2020년 화장품 생산실적 현황
[CMN 신대욱 기자]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이 16년 만에 역신장하며 코로나19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 현황을 보면, 전체 생산실적 15조1,61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6.8% 성장했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연속 하락 이후 16년 만의 하락세다.
최근 5년간 성장률을 살펴보면 2016년 21.6%, 2017년 3.6%, 2018년 14.7%, 2019년 4.9%로 연속 성장세를 이어왔다.
8,942개사에서 12만개 생산
세정용, 염색, 눈화장용 증가
지난해 생산실적을 종합하면 8,942개사가 12만192개를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실적을 보고한 책임판매업체 1개사당 평균 13.4개의 제품을 생산한 셈이다.
지난해 생산실적이 있는 책임판매업체는 8,942개사로 전년 7,580개사보다 1,362개사(18.0%)가 늘었다. 생산품목수는 12만192개로 전년(11만9,443개)보다 소폭(0.6%) 증가했다.
지난해 제조업체로 등록된 업체는 4,071개사로 전년(2,911개사)보다 39.8% 증가했다. 책임판매업체수는 1만9,769개사로 전년(1만5,707개사)보다 25.9% 늘었다. 2013년 등록된 3,884개사와 비교하면 무려 409.0%의 증가세다.
화장품 책임판매업체수 증가에는 2019년 12월 31일자로 화장(고형) 비누와 흑채, 제모왁스가 화장품으로 전환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월 맞춤형화장품판매업이 세계 최초로 시행됨에 따라 총 112개의 맞춤형화장품판매업체가 신고됐다.
화장품 유형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상황이 반영돼 증감이 엇갈렸다. 손세정제 등 인체세정용 제품류는 1조9,025억원으로 전년대비 20.5% 증가한 반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색조 화장용 제품류 생산은 1조6,752억원으로 전년보다 21.5% 감소했다. 눈화장용 제품류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2,959억원)으로 0.3% 증가했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초화장용 제품류는 8조9,758억원으로 전년보다 8.5% 감소했다. 두발용화장품도 1조6,843억원을 생산, 전년대비 -10.4% 성장했다. 반면, 두발 염색용 제품류는 3,433억원을 생산해 전년대비 17.2% 증가했다.
기능성 화장품 생산 15.2% 감소
주요 부문 감소, 염모·탈모는 증가
생산실적 비중은 기초화장용 제품류가 59.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체세정용 제품류(12.6%), 두발용 제품류(11.1%), 색조 화장용 제품류(11.1%), 두발 염색용 제품류(2.3%), 눈화장용 제품류(2.0%), 면도용 제품류(0.8%), 영유아용 제품류(0.4%), 방향용 제품류(0.3%)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기능성 화장품 생산실적은 4조5,325억원으로 전년대비 -15.2% 증가했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던 것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전체 생산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9%로 줄었다.
기능성 화장품 유형별로 봐도 주요 제품군이 대부분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기능성과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 미백 등 대부분의 기능성 화장품 제품군이 감소했다. 반면, 염모제와 탈모완화, 여드름성 피부완화 제품 등은 증가했다.
복합기능성 제품군은 1조7,560억원으로 전년보다 -21.7% 성장했고, 주름개선 제품군은 1조3,778억원으로 전년대비 17.4% 줄었다. 전체 생산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6%였다.
자외선 차단 기능성 화장품은 4,279억원으로 전년대비 -28.1% 증가했고, 미백 제품은 3,204억원으로 전년보다 5.6% 감소했다. 주름개선 제품이 전체 생산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1%였고, 자외선 차단 제품은 2.8%, 미백 제품은 2.1%였다.
염모제는 3,228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7.3% 증가했고, 탈모 완화 제품도 3,051억원으로 전년대비 31.8% 늘었다. 여드름성 피부완화 제품은 162억원으로 전년보다 58.8% 성장했다. 이밖에 튼살 완화 제품이 40억원, 제모 제품이 23억원의 생산실적을 올렸다.
책임판매업체별로는 LG생활건강이 4조9,13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전년보다 -1.0%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전체 점유율은 전년보다 늘어난 32.4%를 차지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이 2조9,820억원으로 두 번째 높은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년보다 19.0% 감소했다. 점유율도 전년보다 빠진 26.3%였다.
빅2 기업 점유율 58.7% 기록
후 천기단 화현 로션 최다 생산
이들 두 기업의 생산실적만 8조8,950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들 두기업의 생산실적이 전체 생산실적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만 58.7%에 달했다. 이는 전년 60.7%에서 소폭 줄어든 점유율이다.
두 기업에 이어 애경산업(2,382억원)과 애터미(2,315억원), 카버코리아(2,087억원), 지피클럽(1,681억원), 코스맥스(1,263억원), 이니스프리(1,136억원), 클리오(1,105억원), 난다(1,035억원) 등의 순으로 상위 10개기업을 형성했다. 이들 상위 10개사의 지난해 생산실적은 10조9,486억원으로, 전체 생산실적의 72.2%의 비중을 차지했다.
생산금액이 가장 많은 품목은 LG생활건강의 더 히스토리 오브 후 천기단 화현로션으로 나타났다. 5,443억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2위를 기록한 제품도 LG생활건강의 더 히스토리 오브 후 천기단 화현 밸런서로, 4,674억원을 생산했다.
이어 더 히스토리 오브 후 천기단 화현 크림(2,006억원), 설화수 윤조 에센스(1,545억원), 더 히스토리 오브 후 비첩 자생 에센스(1,422억원), 설화수 자음유액(1,258억원), 설화수 자음수(1,178억원), 라네즈 스킨베일 베이스 40호(981억원), 더 히스토리 오브 후 공진향 인양 로션(907억원), 더 히스토리 오브 후 공진향 폼클렌저(875억원) 순으로 상위 10개 품목을 형성했다.
전체적으로 상위 10개 품목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두 기업의 제품으로 채워졌다. LG생활건강이 6개 품목, 아모레퍼시픽이 4개 품목을 상위에 올렸다. 브랜드로는 더 히스토리 오브 후가 6개로 가장 많았고, 설화수가 3개, 라네즈가 1개였다.
무역수지 9년연속 흑자 기조 유지
프랑스, 미국 이어 수출규모 첫 3위
지난해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사상 최대치인 7조원을 돌파해 눈길을 끌었다. 2012년 처음으로 1,006억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이래 9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규모(448억6,528만 달러)중 14.3%의 비중을 차지했고, 그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 규모는 8조2,877억원(75억7,210만 달러)으로 전년대비 16.1%(달러 기준) 성장하면서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전년 4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주요 화장품 수출국들이 대부분 전년대비 감소한 것과 달리 성장률을 이어가면서 이룬 성과란 설명이다. 프랑스가 -13.5% 성장한 것을 비롯해 미국(-14.9%), 독일(-17.0%), 이탈리아(-14.9%), 중국(-14.8%), 스페인(-18.3%) 등 주요 수출국들은 대부분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은 2017년 5조5,898억원(49억4,464만 달러) 규모의 화장품 수출로 세계 4위에 처음으로 올랐고, 이후 견고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3년 만에 3위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액 규모로 보면 화장품(75억 달러)이 가전(70억 달러), 휴대폰(41억 달러), 의약품(72억 달러) 등 주요 수출품보다 많았다.
화장품 수출국도 2019년 137개국에서 2020년 160개국으로 늘어나는 등 세계 각지로 다변화되고 있다. 중국이 38억714만 달러(4조1,669억원)로 가장 높았다. 전년대비 24.4% 증가한 수치로, 중국은 전체 수출금액의 50.3%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홍콩(6억4,052만 달러), 미국(6억4,052만 달러), 일본(6억3,923만 달러), 베트남(2억6,333만 달러), 러시아(2억4,367만 달러), 대만(1억6,244만 달러), 태국(1억3,083만 달러), 싱가포르(1억2,956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전체적으로 중국(24.4%)과 미국(21.6%), 일본(59.2%), 베트남(17.9%), 러시아(15.3%), 카자흐스탄(30.6%), 영국(24.9%), 캐나다(24.4%), 아랍에미리트연합(81.3%) 등의 국가 수출액이 증가했다.
식약처는 이번 생산실적 현황을 발표하며 지난해 국내 화장품 시장의 주요 특징으로 △무역수지 7조원 돌파 △수출 규모 세계 3위 △수출시장 다변화 △화장품 영업자 증가 △손세정제 등 인체세정용 제품 생산 증가 등을 꼽았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우수한 국산 화장품이 생산‧수출될 수 있도록 스마트한 규제로 혁신성장을 이끌고, 국제화장품규제당국자협의체(ICCR) 의장국 수행으로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등 화장품 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27호(2021년 7월 7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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