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뷰티', 단순 트렌드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화장 단계 최소화, 가치소비 확산, 노화 인식 변화 등 새로운 기준 주목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22-08-12 14:13:40]
글로벌 리서치 기관이 바라본 뷰티 트렌드
[CMN
신대욱 기자]
코로나19
이후 지속가능성 이슈가 전체 화장품 시장을 지배하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화장품 사용 습관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화장 단계 최소화나 가치 소비 확산,
노화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대표적이다.
칸타 월드패널과 유로모니터,
민텔,
뷰티스트림즈 등 글로벌 리서치 기관들은 지난달 13
일부터 15
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원료전시회인 ‘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의 ‘
마케팅 트렌드 세미나’
연사로 참여해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뷰티 트렌드를 짚었다.
무엇보다 이번 세미나는 코로나19
이후 엔데믹으로 회복하고 있는 전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핵심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들이 발표한 내용중 공통된 변화는 특히 지속가능성 이슈가 단순 트렌드를 넘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국가별 소비자들의 사용 패턴 변화를 살펴 맞춤 대응을 해야 한다는 점도 비중있게 다뤄졌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노화에 대한 인식 변화와 이에 따른 효과적인 접근을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요인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었다.
지속가능성, 글로벌 시장 핵심 이슈
유로모니터와 민텔은 지속가능성 이슈를 중심으로 한 전 세계 화장품 시장 트렌드를 짚었다.
유로모니터는 줄리아 일레라(Julia Illera)
선임 연구원이 ‘
뷰티산업의 지속가능성에서 목적까지(From sustainability to purpose in beauty)’
를 주제로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뷰티산업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지속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지속가능한 뷰티산업의 진화부터 소비자 니즈,
지속가능한 혁신,
유통 채널의 지속가능성 등을 세밀히 짚었다.
일레라 연구원은 “
윤리적 소비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접목되고 있다”
며 “
코로나19
이후 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지속가능성 요구가 커졌고,
업체들도 리필 제품이나 플라스틱 대체 포장,
업사이클링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친환경 제품에 대한 인식은 내추럴 원료,
유기농 원료,
원료의 투명성,
동물실험 배제,
비건,
지속가능성 기반 원료,
리사이클 패키징 등을 꼼꼼하게 따지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 지속가능성 뷰티는 그린뷰티에서 클린뷰티,
컨시어스 뷰티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MZ
세대들이 코로나19
이후 지속가능성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의 61%
는 자신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며, 50%
는 브랜드들의 제품 혁신에 영향을 미치기를 원한다.
국가별로는 유럽지역 소비자들의 지속 가능한 뷰티 니즈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뷰티&
퍼스널케어내 팜유나 계면활성제 배제,
생분해성 재료 사용,
리사이클,
크루어티 프리,
오가닉,
공정무역 등 윤리적 주장의 주요 항목을 중시하는 비중이 타지역보다 높게 분포하고 있다.
소비층별로는 프리미엄과 디지털 뷰티 소비자들이 지속가능성 제품을 찾는 비중이 높다.
프리미엄 구매자의 24%
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어티 프리 또는 100%
비건 제품을 원한다.
또 22%
의 프리미엄 소비자는 성분 투명성을 원하며, 20%
의 소비자는 스킨케어에서 지속가능한 원료를 살핀다.
디지털 뷰티 소비자들도 지속가능한 원료 사용을 원하는 비중이 28%
였고,
동물실험 배제 또는 비건 제품 사용 니즈도 28%
였다.
성분 투명성은 27%,
재활용 가능한 패키징을 원하는 비중은 21%
로 나타났다.
일레라 연구원은 “
지속가능성 이슈는 보다 강화된 형태로 이어질 것”
이라며 “
기업들은 무엇보다 지속가능성과 브랜드 가치가 어떻게 부합할 수 있는지,
친환경 소재 개발뿐만 아닌 생산 과정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 정책을 도입해야 보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고 강조했다.
민텔은 이화준 뷰티‧퍼스널케어 수석 애널리스트가 ‘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성 뷰티 트렌드(Sustainable beauty trends in APAC)’
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화준 애널리스트는 “74%
이상의 소비자들이 환경보호 지속가능성 위해 기업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고, 70%
이상의 소비자들은 생산에서 투명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며 “
그만큼 뷰티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지속 가능성 요구에 귀기울여야하는 시기”
라고 설명했다.
이화준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일본,
태국,
인도 등 주요 아태지역별 소비자들의 지속가능성 인식과 제품 개발 동향을 살폈다.
중국은 페이셜케어 제품의 친환경 패키지 요구가 11%
정도로 다른 아태지역 국가에 비해 환경 윤리적인 클레임 비중이 낮은 편이다.
한국이 28%,
일본이 31%
수준으로 중국보다 높다.
아태지역 시장은 대체로 유럽이나 미국시장보다 환경 클레임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중국은 이보다 더 낮은 시장이다.
그만큼 친환경 제품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빠른 성장도 기대되는 국가다.
중국에서는 다 쓴 용기를 보내주면 새 제품을 제공하는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이나 재활용 패키지 등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반면 리필 관련 제품은 드문 편이어서 향후 시장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패키지 측면에서 생분해 가능한 소재를 적용하는 등의 패키지 리노베이션 분야도 지속가능성 뷰티 분야에서 새롭게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유럽과 비슷한 수준으로 클린뷰티가 떠오르고 있다.
일본 소비자들은 내추럴,
오가닉,
베이비,
친환경 등을 클린뷰티와 연결해 인식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이슈가 지속되면서 클린뷰티 시장은 보다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일본 젊은 소비자들은 지속가능성을 단순 트렌드가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인식하면서 전체적인 클린뷰티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한다는 것이 이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태국시장도 소비자들의 친환경,
지속가능성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태국 소비자의 1/3
정도가 내추럴,
오가닉 제품을 사용한다고 응답했고, 90%
정도의 소비자는 거대 뷰티 브랜드에 혁신적인 지속가능성 아이디어를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패키지 이노베이션부터 시작하면 효과적인 시장으로 평가된다.
생분해성 패키지나 리필 제품 옵션을 제공해 폐기물을 줄여가는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시장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환경문제 인식이 높아졌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상당수 소비자들이 친환경보다 제품 효능을 중요한 구매요소로 여기고 있다.
패키지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면서도 제품 효능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시장이다.
코로나19
이후 지속가능성 이슈와 함께 소비자들의 화장품 사용 패턴 변화도 두드러졌다.
단순화&정교화로 양분된 소비 변화
칸타 월드패널은 이같은 소비자들의 변화를 단순화(simplification)
와 정교화(sophistication)
란 키워드로 풀어냈다.
강이화 뷰티사업부문 총괄 상무가 ‘
진화하는 뷰티 소비자(On trend: The evolving Beauty consumer)’
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세부적으로 살폈다.
강 상무는 “
코로나19
이후 2
년간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
이에 따라 세부 시장에서 어떤 기회를 찾을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
며 “
지역별로도 유럽과 아시아,
남미가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유럽의 경우 제품 사용이 간소화된 측면이 있고 아시아나 남미지역은 좀 더 세밀하게 제품 사용 카테고리가 달라진 측면이 있어 이를 고려해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고 밝혔다.
유럽의 경우 2017
년부터 소비자들의 제품 사용수가 줄기 시작했는데,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반면 미국이나 브라질은 사용 제품수가 늘어났다.
내추럴 뷰티 트렌드는 물론 코로나19
이후 외출을 덜하면서 색조 제품 수요도 감소했다.
유럽의 경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내추럴 뷰티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제품 사용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반면 롱라스팅 메이크업 수요가 증가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그동안 롱라스팅은 중요한 고려요소는 아니었는데,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오래 지속되는 롱라스팅 제품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더 적은 수의 제품으로 빠르게 사용할 수 있고 오래 지속되는 기능이 중요해졌다.
이와 함께 전반적인 메이크업 제품 사용이 크게 감소했지만,
아이 메이크업은 상대적으로 덜 감소했다는 점도 코로나19
이후 변화다.
긴 머리를 선호하는 비중도 대체로 높아졌다.
이로 인한 샴푸 사용 빈도도 줄었다.
대신 스무스&
샤인 케어나 데미지&
리페어 기능의 헤어케어 제품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났다.
2020
년 대비 2021
년 데미지&
리페어 제품 판매량은 인도가 17%
증가했고,
대만(9%),
프랑스(6%),
스페인(6%),
베트남(5%)
등도 대체로 증가세를 보였다.
탈모나 비듬케어 제품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탈모샴푸는 전체적인 샴푸 사용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헤어케어의 프리미엄화를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프로페셔널 헤어컬러와 트리트먼트를 경험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트리트먼트 제품의 경우 2020
년 대비 2021
년 판매율이 한국과 대만이 각각 18%
로 높게 나타났다.
영국(11%),
일본(10%),
프랑스(8%),
태국(7%),
스페인(6%)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소비 패턴 단순화에 따른 변화는 빠르고 지속력이 강한 편리한 메이크업,
내추럴 메이크업,
탈모나 헤어트리트먼트로 대표되는 헤어케어 프리미엄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교화 흐름은 뷰티의 관점을 바꾸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추구에 기반한다.
지속가능한 윤리 소비를 추구하는 친환경 제품 증가,
전체적인 케어가 가능한 더마코스메틱 부상,
디바이스를 통한 효능을 추구하는 뷰티테크 수요 확산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더마코스메틱은 친환경 제품과 함께 주요 뷰티 브랜드들이 프리미엄화 할 수 있는 또하나의 축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매스 브랜드로 더마코스메틱이 형성돼 있는데,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한국보다 1.5~3
배 높은 가격으로 설정돼 있다.
강 상무는 “
제품 단순화나 정교화는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통된 흐름이다”
며 “
그렇지만 국가별로 대응은 다르게 가져가야 성공할 수 있는데,
아시아나 남미의 경우 정교함으로 확장해야 성과를 볼 수 있고 유럽은 전반적으로 단순화하는 패턴이 있어 이에 맞는 대응으로 시장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고 설명했다.
노화방지에서 ‘건강한 노화’로 인식 변화
노화에 대한 인식도 기존의 동안처럼 노화 방지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라 건강하게 나이드는 ‘
건강한 노화’
로 변화하고 있다.
뷰티스트림즈의 이채원 마케팅&
영업 이사가 ‘
의식적인 노화:
새로운 뷰티 기준의 부상(Mindful Aging: The Emergence of New Beauty Standards)’
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채원 이사는 “
세대를 막론하고 건강하게 나이드는 ‘
헬시 에이징’
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며 “
전 세계적으로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
에이징’
이라는 주제가 여느 때 보다 주목받고 있다”
고 밝혔다.
이 이사는 “P&S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안티에이징 시장은 2020
년 1,944
억 달러에서 2030
년 4,228
억 달러 이상으로 2
배 이상 성장할 전망”
이라며 “
뷰티업계 내에서 건강하게 나이들기(Healthy Aging)
에 대한 의식 변화가 크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 노화방지 제품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바꿔야하는 것은 자명한 현실”
이라고 강조했다.
노화의 징후와 조화를 이루는 것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웰빙 기준에 맞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
건강해 보이는 피부’
나 ‘
건강해지는 피부’
가 기존의 ‘
노화방지’
주장 대신 보다 강한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고르지 못한 피부 톤,
잔주름,
다크서클,
홍조 같은 피부 노화 징후를 지연시키는 제품 수요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히알루론산,
바쿠치올,
프로레티놀,
펩타이드 등의 원료를 특화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MZ
세대의 노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이같은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일부 브랜드는 혈액순환이나 피부 활력,
철분 수치,
피부 건강,
스트레스 감소,
피부 에너지,
피부 강도는 물론 피부와 신경,
뇌가 연결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내세운 뉴로코스메틱(Neurocosmetics)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 분야의 임상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에너지 회복은 물론 궁극적으로 노화를 되돌리는 회춘(rejuvenation)
에 방점을 찍은 제품군까지 다양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발의 질,
굵기,
성장,
색상 변화 등에 대응하는 헤어제품군도 건강한 노화를 위한 주요 뷰티 카테고리로 자리잡고 있다.
르네휘테르,
헤어 바이올로지,
컬러 브릴리언스,
미닝풀 뷰티 등의 헤어케어 브랜드들이 모발 노화의 주요 징후에 대응하는 제품군을 내놓고 있다.
이 이사는 “
모든 사람이 나이에 접근하는 방식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며 노화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며 “
성별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징후 자체도 아름다움의 또다른 형태로 받아들이며 각각의 개개인 또는 다양한 소비계층에 대한 접근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80호 (2022년 8월 17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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