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K뷰티 관심 덕에 명동 상권 ‘활기’

최근 1년 신규 점포 중 21.1% ‘화장품’ … 명동 화장품 비중 31%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4-10-28 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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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서울 리테일 가두상권 분석


[CMN 심재영 기자] 2023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 사이 서울 가두상권에서 신규 매장이 가장 많이 오픈한 곳은 명동이다. 업종별로는 화장품 매장이 전체 신규 점포 중 약 21.1%를 차지하며, 특히 명동을 중심으로 많은 매장이 오픈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꾸준한 유입과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이같은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는 최근 ‘2024년 서울 리테일 가두상권 시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서울 리테일 가두상권 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주요 가두상권의 2024년 2분기 평균 공실률은 전년 동기 대비 0.4pp 감소한 18.3%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와 함께 명동은 공실률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가로수길은 공실률이 소폭 상승하며 상권의 활기가 다소 하락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리테일 본부 김성순 전무는 “서울 가두상권은 엔데믹을 맞아 빠르게 회복되던 작년 대비 2024년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에 가까워졌고,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관광 트렌드가 변하고 있어 개별 관광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6대 상권 모두 매출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서울 주요 상권의 공실률, 매출 회복 추이, 관광객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팬데믹 이후 서울 리테일 시장의 변화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국내 유통 채널별 점유율

국내 리테일 시장은 2022년 494조 원에서 2023년 509조 원으로 연간 31% 성장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소비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년도와 비슷한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컸던 상황에서 이러한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유통 채널별로 보면, 2023년 기준 전문소매점의 판매 비중이 36.9%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체 시장에서 여전히 오프라인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 판매가 25.7%로 그 뒤를 이어 팬데믹 이후로도 비대면 소비 시장의 성장이 꾸준히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채널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곳은 백화점으로, 2023년에 8.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명품과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견조함을 시사했다.

한편, 면세점은 고환율과 더불어 주요 고객층인 중국인 관광객 회복이 더딘 영향으로 매출이 20% 이상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


코로나19로 인해 급감했던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23년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23년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60% 수준으로 회복됐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이 232만 명으로 가장 많은 관광객을 기록했다.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 202만 명, 미국에서 109만 명의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 관광업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들어 그 수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여전히 크게 줄어든 상태다. 2019년과 비교하면 현재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여전히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어 중국 관광객의 회복 여부가 국내 관광업에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2024년 상반기에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더욱 빠르게 증가해 약 770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동 기간 대비 9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팬데믹으로 인한 여파가 거의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광객들의 여행 행태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에는 단체 관광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개별 관광객의 비중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이는 개인의 취향과 선호를 반영한 맞춤형 여행을 즐기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여행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개별 관광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 가두상권, 완만한 회복세

팬데믹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했던 2023년에 비해 2024년 서울 리테일 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서울 주요 가두상권의 2024년 2분기 평균 공실률은 전년 동기 대비 0.4pp 감소한 18.3%를 기록했다. 팬데믹 초기 공실률이 급격히 증가했던 주요 상권들은 2023년을 기점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와 함께 명동은 2024년에도 눈에 띄게 공실률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모든 상권이 동일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가로수길의 경우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공실률이 소폭 상승했다. 한남, 성수, 도산공원 등으로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상권의 전반적인 활기가 다소 하락했다. 가로수길 메인 도로를 중심으로 공실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이면 상권인 세로수길은 여러 임대 활동이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담의 경우 공실률이 소폭 상승했으나 여러 브랜드가 새롭게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 추가적인 회복이 예상된다. 명품 브랜드가 선호하는 지역으로 여전히 높은 수요를 보이며 상권의 연장선이 유지되고 있다.

상권별 외국인 관광객 방문자수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지역은 명동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명동을 방문한 외국인은 홍대의 약 2배, 이 외 상권과 비교하면 약 10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동 자체를 관광지로 방문하는 것도 있지만 명동에 주요 호텔이 몰려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명동은 하늘길이 온전히 열리기 전인 2022년과 비교하면 방문객이 8배 이상 증가했다.

2위는 홍대로, 명동의 절반에 해당하는 외국인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홍대 또한 전년 대비 약 7개 많은 외국인 방문객이 방문했다.

이 밖의 상권들은 절대적인 방문객 수가 명동, 홍대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모두 작년과 비교하면 외국인 방문객 수가 5배 내외로 성장했다.

최근 들어 패키지 여행객이 줄고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이 관광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관광객들은 국내 패션 및 뷰티 브랜드의 플래그십스토어나 팝업스토어, 유명 F&B 매장 등을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가두상권 신규 매장 동향 분석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 사이 서울 가두상권에서 신규 매장이 가장 많이 오픈한 곳은 명동이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상권으로 코로나19 이후 극심한 침체를 겪었는데, 글로벌 브랜드가 들어온데 이어 최근까지 비어있던 소형 공실도 화장품, 잡화점 등으로 채워지며 가장 많은 수의 신규 점포가 확인됐다.

홍대와 한남, 이태원 상권도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점포가 개점했다. 이 두 상권은 명동과 달리 팬데믹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 임차 가능한 공간이 많지 않았으며, 기존에 있던 매장이 폐점하고 새로운 브랜드로 채워진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신규 오픈한 점포 중 가장 높은 비중은 차지한 업종은 화장품이다. 화장품은 전체 신규 점포 중 약 21.1%를 차지했으며, 특히 명동을 중심으로 화장품 매장이 가장 많이 오픈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꾸준한 유입과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이같은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명동은 최근 외국인들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올리브영을 비롯해 K뷰티 로드숍의 주요 거점으로, 관광객들이 명동에서 K뷰티 제품을 찾으면서 상권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의류와 패션잡화 매장이 활발하게 오픈하고 있다.

팬데믹 동안 보수적이었던 여러 패션 브랜드들이 엔데믹 도래 이후 다시 매장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명동, 홍대, 한남, 이태원 등 여러 상권에 많은 매장이 새로 생겼다.

F&B군 내에서는 음식점 보다는 카페 오픈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꾸준한 커피 사랑과 더불어 개성 있는 카페들이 상권 곳곳에 등장하는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6대 상권 모두 코로나19 이전 매출 회복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서울 6대 가두상권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상반기 기준 전 권역의 매출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상반기와 같거나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만한 점은 각 상권마다 업종별로 회복 여부는 차이를 보였지만, 메디컬 업종은 전 권역에 걸쳐 매출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명동은 지난해까지 매출 회복률이 70%대에 머물렀으나, 관광객 귀환에 힘입어 올해 큰 폭으로 매출이 상승했다.

특히,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메디컬과 숙박 관련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명동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높다.

강남의 경우 전체 매출 중 메디컬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메디컬만 유일하게 팬데믹 이전 대비 매출이 증가해 다른 업종의 매출 감소분을 상쇄시켰다.

가로수길은 최근까지 공실률이 증가한 것과는 달리 매출은 전년 대비 신장했으며, 청담 상권은 엔데믹 기저 부담과 경기 둔화, 소비 채널 분산 등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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