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태국에서는 뷰티 시장 성장에 따른 현지 유통기업의 해외 화장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화장품을 쉽게 구매하는 트렌드가 형성됐고, 향후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지 주요 유통사들이 화장품 유통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현지 소비자들의 미용과 자기 관리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해외 브랜드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 화장품에도 관심이 높아 현지 다수의 유통사들이 정샘물,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 브랜드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태국에서 단독 유통하거나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뷰티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밖에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태국 소비자들에게 맞게 현지화된 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글로벌코스메틱포커스 8호(태국, 베트남편)에서 “태국 소비자들이 해외 화장품 브랜드에 관심이 높아 현지 유력 유통기업들 역시 한국 브랜드를 주목하고 있다”며, “우리 화장품 기업의 다양한 협업을 통한 적극적인 시장 진출 활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통 기업, 뷰티 시장 관심 증가
태국 화장품제조협회(Thai Cosmetic Manufacturers Association)에 따르면, 2023년 태국 화장품 시장은 2,580억 바트(한화 약 10조 1,084억 원) 규모를 달성해 전년 대비 11.6% 성장했다. 2024년에는 전년보다 10,4% 증가한 2,810억 바트(한화 약 11조 96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태국 화장품 시장이 성장하는 주요 배경으로 전자상거래의 발달을 꼽았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쉽게 화장품을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태국의 주요 유통사들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을 현지 시장에 도입해 매출 증대를 꾀하는 모습이다. 2024년을 기준으로 태국에서 생산한 제품이 태국 화장품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해외에서 수입한 제품은 15%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태국 소비자들의 미용과 자기 관리 의식이 높아지면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해외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태국에서는 이브앤보이(Eveandboy)와 같이 여러 해외 브랜드를 독점적으로 선보이는 뷰티 전문 소매점들이 인기다.
또한, 다수의 태국 유통사들이 한국 화장품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태국 유통기업 센트럴 마케팅 그룹(Central Marketing Group, CMG)에서는 2024년 6월, 한국 메이크업 브랜드 정샘물뷰티(JUNG SAEM MOOL Beauty)의 독점 유통 업체가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태국 대형 유통기업 OR(PTT Oil and Retail Business Public Company Limited)은 태국 시장에서 뷰티 및 건강 소매 사업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 세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진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아모레퍼시픽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뷰티 제품 공급과 함께 현지화된 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2024 코스모프로프 아세안 방콕서 개최
가장 권위있는 무역 박람회로 손꼽히는 코스모프로프 아세안(Cosmoprof ASEAN 2024)이 2024년 6월 3일간 방콕 퀸 시리킷 국립 컨벤션센터(Queen Sirikit National Convention Centre)에서 개최됐다.
한국, 태국, 중국, 이탈리아 등 4개국 특별관을 비롯해 18개 국가 및 지역에서 온 1,500개 이상의 회사와 브랜드들이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수입, 소매, 유통, 원료를 포함한 다양한 뷰티 분야에서 활약하는 기업들이 참가해 최신 산업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총 59개 국가와 지역에서 온 1만 6,636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는데 이는 2023년보다 26% 증가한 수치다.
코스모프로프가 태국 방콕에서 진행된 만큼 화장품 전문점 카르마트(Karmat), 메이크업 브랜드 미스틴(Mistine) 등과 같은 태국 대표 뷰티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자사 인기 제품과 신제품을 알리는 기회로 삼았다.
메이크업 브랜드 베이비 브라이트는 태국에서 주요 카테고리 중 하나인 아이 메이크업 시장을 겨냥해 콘플라워 아이라이너 앤 리무버(Comflower Eyeliner & Remover)와 레이저 샤프 브로우 펜슬(Razor Sharp Brow Pencil)을 새롭게 선보였다.
중소형 인디 브랜드들도 코스모프로프 박람회에서 개성 있는 제품으로 글로벌 홍보에 적극 나섰다.
태국 스킨케어 브랜드 홀리스킨(Holiskin)은 얼굴에 직접 뿌려서 사용하는 컴포트 앤 너리싱 세럼 미스트(Holiskin Comfort and Nourish Serum Mist)를 선보이며 브랜드의 존재감을 알렸다.
허브 성분 함유 화장품 인기 증가
전 세계적으로 천연 원료로 만든 화장품이 선호되면서 태국에서는 천연 자원이 풍부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허브 관련 산업을 확대하자는 추세다.
태국은 아세안 국가 중 허브 수출량 1위 국가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태국화장품협회(Thai Cosmetics Association)와 같은 현지 기관과 전문가들은 정부가 화장품 산업을 지원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다수의 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허브 성분을 함유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허브를 주요 성분으로 활용하는 브랜드 비브 스킨(Vive Skin)이 유기농 허브를 함유한 허벌 헤어 토닉(Herbal Hair Tonic)과 허벌 컨디셔닝 샴푸(Herbal Conditioning Shampoo)를 새로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태국 왕실의 후원으로 설립된 매파루앙 대학교(Mae Fah Luang University)와의 연구 협력을 통해 모발과 두피 건강에 효과적인 허브 추출물 16가지를 엄선해 제조한 제품이라는 점을 앞세워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진과의 과학적인 연구가 뒷받침됐다는 점이 제품 효과에 신뢰감을 더하고 있다.
헬스앤뷰티 스토어 왓슨스 태국(Watsons Thailand)에서는 피부 진정에 효과적인 센텔라 아시아티카 성분을 함유한 허브 제품들이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시카(CICA)라고도 불리는 이 성분을 함유한 제품으로는 한국 브랜드 스킨1004(Skin1004)의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앰플(Madagascar Centella Ampoule)이 대표적인 인기 제품이다. 가볍고 끈적임 없는 마무리감으로 더운 기후 환경에서 생활하는 태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으며, 달아오른 피부를 즉각적으로 진정시키고 수분을 공급해주는 효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인기 스킨케어 제품 분석
태국 왓슨스의 2024년 3월 2주차부터 8월 2주차까지 스킨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두 시기 모두 크림 제품이 4개씩 순위에 올라 인기가 두드러졌다.
3월 2주차에는 피부에 수분을 채워주며 비타민이 함유된 크림과 세럼류의 인기가 눈에 띄나 8월 2주차에는 앰플과 페이셜 젤처럼 기존 순위에 없던 제품들이 새롭게 등장하며 태국 시장에서 제품 선호도가 다양화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프랑스 로레알이 압도적인 인기를 보였으며, 미국 올레이와 뉴트로지나, 독일 니베아와 유세린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고루 인기를 얻었다.
그 외에도 씨짠, 클리어 노즈, 나무 라이프 등 여러 태국 브랜드들도 순위에 포함돼 현지 브랜드의 높은 경쟁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한국 브랜드 중에서는 스킨1004가 유일하게 순위에 올랐다.
크림 인기 제품, 프랑스 ‘바이오더마’
크림 부문은 ‘바이오더마(Bioderma)’의 ‘신세비오 디펜시브 크림(Sensibio Defensive Cream)’의 랭킹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오더마(Bioderma)는 프랑스 브랜드로, 피부를 생태계와 비슷한 개념으로 보며 자연스러운 균형을 이뤄 자체적으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스킨케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배우나 인플루언서와 함께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있으며, 매년 피부 연구 관련 컨퍼런스를 개최해 피부 건강을 목적으로 지원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센시비오 디펜시브 크림(Sensibio Defensive Cream)은 카르노신(Carnosine)과 비타민E를 함유해 민감하고 예민한 피부를 보호하고 진정시키는 효과가 좋다.
제품 테스트 결과에서 크림을 사용한 지 3분 만에 피부 불편감이 7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실제 사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 역시 끈적임 없는 가벼운 흡수력과 예민해진 피부를 빠르게 가라앉히는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기 메이크업 제품 분석
2024년 3월 2주차부터 8월 2주차까지 태국 왓슨스 메이크업 상위 10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베이스 메이크업을 위한 파운데이션과 파우더, 그리고 립 제품이 꾸준히 인기가 높았다.
특히, 높은 밀착력과 유분기 조절이 특징인 메이블린의 파우더는 양 순위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해 태국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립 제품은 일반적인 립스틱 제형부터 리퀴드, 오일 등 다양한 유형이 골고루 인기가 있는데, 순위에 오른 제품들은 공통적으로 지속력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태국 메이크업 시장에서는 미국 브랜드 메이블린과 레브론이 강세를 보이며, 현지 브랜드 중에서는 사시의 인기가 꾸준했다.
8월 2주차 Top10에는 새롭게 등장한 말레이싱 브랜드 인투잇의 제품이 1위에 10위에 올라 주목받고 있으며, 이 외에도 태국 코스럭스, 일본 캔메이크가 각각 8위와 9위에 올라 최근 태국 시장 내 아시아 브랜드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파우더 인기 제품, 태국 ‘큐트 프레스’
태국에서 파우더 인기 제품으로는 로컬 브랜드 ‘큐트 프레스(cute press)’의 ‘리터치 오일 컨트롤 파운데이션 파우더 SPF30 PA+++(Retouch Oil Control Foundation Powder)’가 꼽힌다.
큐트 프레스는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을 겨냥한 뷰티 브랜드로, 무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에도 효과적으로 피부를 관리할 수 잇는 제품을 선보인다.
특히, 태국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이 더위나 습도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더 나은 피부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와 같은 맞춤형 접근 방식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면밀히 이해한 매력적인 브랜딩에 충성 고객으로 이끄는 포인트 제도, 프로모션 행사가 더해져 시장 내 브랜드 입지 강화를 거듭하고 있다.
큐트 프레스 리터치 오일 컨트롤 파운데이션 파우더에 대해 태국 소비자들은 번들거림 없이 깔끔한 피부 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돼 수정 화장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칭찬했다.
K뷰티, 넷플릭스와 아이돌 통해 확산
태국 소비자들은 한국 화장품을 간편하고 휴대하기 편리하며, 품질 대비 가격이 합리적인 제품으로 인식한다.
특히, 메이크업 제품 중에서는 분홍빛이 감도는 살구색과 같이 피부가 나이보다 젊어 보이고 건강한 안색을 연출하는 컬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태국에서는 12세 정도의 소비자들이 화장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이 바로 한국 브랜드들의 화장품이다. 한국 제품들은 포장이 귀엽고 세련돼서 10대 소비자들이 매력적으로 느낀다.
태국 소비자들은 넷플릭스와 한국 드라마, 예능 등의 콘텐츠를 통해 한국 브랜드의 화장품과 뷰티 트렌드를 인지하고 따라 한다. 또한, 좋아하는 한국 아이돌들의 콘서트 무대 사진이나 영상을 시청하면서 그들의 메이크업 스타일과 사용한 제품을 모방한다.
국제무역센터(ITC)의 수출입 무역 정보 사이트 트레이드 맵(ITC Trademap)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동안 태국이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제품(HS코드 3304 기준)을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화장품 강국인 프랑스를 제치고 한국이 1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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