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시대, 'C.O.S.M.O.S.'로 강자가 되라"
뿌리 다진 후 선공해야 생존 … 카테고리, 오리진 만들어야 제2의 기회 확보
2017 대한민국 화장품 마케팅 컨퍼런스
[CMN 이정아 기자·심재영 기자·신대욱 기자] 국내 화장품 시장은 내수 불황과 중국발 격랑이라는 내우외환에 극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발 후폭풍은 거센 요동으로 작용하고 있다. 뿌리가 튼실하지 못한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격랑을 만난 난파선 신세다.
이를 헤쳐나갈 수 있는 혜안이 있을까? 주간신문 CMN과 WK마케팅그룹이 공동으로 이를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달 19일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그랜드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화장품 마케팅 컨퍼런스 2017’을 통해서다.
‘2017 Cosmetic, COSMOS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는 어떤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튼실히 다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코스모스(COSMOS)의 등불로 폭풍을 헤쳐나가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COSMOS의 앞 글자를 따 C의 카테고리(Category), O의 원조(Origin), S의 스토리(Story), M의 마케팅(Marketing), O의 해외(Overseas), S의 유통(Store) 등을 세부적으로 살펴 어떻게 하면 강자가 될지를 분석했다.
김왕기 WK마케팅그룹 대표는 “우주를 뜻하는 단어는 유니버스, 스페이스, 코스모스 세가지인데, 그중 코스모스는 질서가 잡힌 우주를 말한다”며 “정돈하다, 장식하다는 의미를 지녀 코스메틱의 어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 시대 가야할 방향을 정돈한다는 의미와 준비를 잘해서 선공으로 생존, 제2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두 가지 의미에서 코스모스를 키워드로 잡았다”고 강조했다.
먼저 김왕기 WK마케팅그룹 대표가 ‘폭풍의 시대 코스모스로 선공하라’ 강의를 통해 지난 한해동안의 변화를 살피고 중국이 따라오지 못할 카테고리와 오리진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정보영 WK마케팅그룹 이사는 ‘폭풍의 시대, 스토리 파워맨으로 거듭나라’ 강의를 통해 강력한 팬을 구축할 수 있는 스토리 기법을 전했다.
나종호 한국강소기업연구원 원장은 ‘파워 콘셉트&STP 에센스’ 강의를 통해 마케팅의 핵심을 짚었고 윤수만 SM마케팅컨설팅 소장은 ‘데이터로 분석한 K-뷰티가 통할 글로벌 유망국가’ 주제발표를 통해 중국 외 새로운 시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노은정 숭실대 초빙교수(전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소장)는 ‘국내외 고객경험 전략과 사례’ 강의를 통해 주요 소비층의 구매 경로 변화와 경험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1강 Origin Power man
폭풍의 시대, 코스모스로 선공하라
김왕기 WK마케팅그룹 대표
흔들림 속에서 판세를 분석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는데 여기서 판세를 직시해야 한다. 최근 흘러나온 정보만 봐도 8월 온라인 매출 -7% 성장, 중국 로컬 브랜드 약진, 중국으로 갔던 화장품 인력 유턴, 사드 장기화, 중동 수출 256배 신장, 상반기 실적 8% 하락 등등 다양하다. 여기에도 중요한 정보가 있고 그걸 믿고 움직여야 한다. 거기서 뭘 할 수 있을까 살펴야하는데, 판세를 직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사드사태’가 언제 끝날까? 작년만 해도 올해쯤 끝나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안 끝날 것이다. 10년은 간다. 사드사태가 10년 간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태가 10년 이상 갈 것이란 점이다. 사드는 핑계로 하나의 계기일 뿐이다. 중국은 이미 2006년 대국굴기 선언에 따라 ‘대국의 꿈’에 다가가고 있다.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인 2021년, 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에 맞춰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계획이다. 뷰티굴기도 그중 하나다.
그래서 사드사태가 완화되면 다시 호시절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전략을 짠다면 낭패를 볼 것이다. 지난해 강의에서 이미 따이공 통제, 기업 주가 하락, 중국 내수 시장 기반 확대 등 조짐이 보인다고 얘기한 바 있다. 중국은 우리가 예상하는 속도보다 빠르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7%인데 우리는 2%로 세배 차이다. 세배 빠르다는 것이다. 의사결정 속도는 사회주의 체제에 따른 일사분란함으로 더 빠르다. 우리가 따라갈 수 없는 속도다. 중국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시기는 불과 4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가 예상하는 5~6년보다 빠르다.
지난해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본거지를 비우지 말라고 했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말이었다. 올해는 그때보다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준비가 안 돼 있고 절대 강점이 없으면 망가지게 돼 있다.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다. 시장 참여자가 많아지면 공급이 과잉되고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수요가 줄면 구조조정이 필수적으로 따라온다. 결국 부익부 빈익빈으로 간다. 일부 강자를 제외하면 별볼일 없어진다는 것이다. 지금이 딱 그런 시대라고 생각한다.
그럼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지금은 선공을 해야 한다. 최고의 방어는 최고의 공격이다. 공격할 준비를 어떻게 제대로 할 것인가? 뿌리를 튼실히 만들어야 한다. 뿌리를 제대로 만들면 선공의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아직 준비가 덜 돼 있다. 1년 이내 준비해 선공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뿌리를 튼실하게 다지기 위해 카테고리, 오리진, 해외, 스토리, 마케팅, 유통 등의 강자가 되라는 내용으로 이번 컨퍼런스에 ‘COSMOS’ 키워드를 잡았다.
그동안 K-뷰티의 경쟁력은 K-팝이나 드라마에서 촉발한 프리퍼런스에 힘입은 바 크다. 여기에 가성비(Value for money), 신뢰도가 결합하면서 일종의 ‘코리아 판타지’가 발생, 폭발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K-뷰티의 절대강점이었던 가성비는 이제 중국의 위력에 이길 수 없게 됐다. 또 중국의 기술력이 한국의 90%선까지 따라온 상태다.
그렇다면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미 중국산 화장품은 한국의 최고 기술력을 갖춘 기업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 우리 제품과 다르지 않다. 기술 격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아마도 내년이면 99% 수준에 도달할 수도 있다.
과거 우리나라 산업의 역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진실된 것(True)과 투명성(Transparent), 윤리(Moral), 과학(Scientific), 섬세함(Detail) 등 5가지 요소다. 가성비에 기댄 것에서 절대 강자로 빠르게 전환하기 위한 요소기도 하다.
우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에어쿠션이나 비비크림처럼 세분화된 카테고리를 만들어 그 분야의 절대강자가 되는 길이다. 작은 카테고리로 출발한 마스크팩도 사례다. 계속 연구하다보니 전문이 됐고 실제 연구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이와 함께 원조(Origin)를 만들어야 한다. 오리진이 된다는 것은 카테고리나 디자인, 기술 등에서 최초가 된다는 말이다. 원가를 공개한 화장품, 59세에 그 나이에 맞는 화장품을 개발한 린다 로딘이 예다.
룰 메이커가 되는 것도 오리진이 되는 길이다. 자기 전에 씹는 껌을 내세운 자일리톨처럼 TPO로 룰을 만들거나 새로운 포지셔닝으로 오리진을 만들 수 있다. 원산지나 원료, 기술 등 고유의 것(Originality)을 사용한 것도 원조가 되는 방법이다.
절대 강자가 되지 못한다면 중국을 떠나야 한다. 해외 시장도 진출 프로세스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 진출 자체가 성공이 아니기 때문이다. 브랜드 ‘이주’여서다. 5년, 10년을 목표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갖고 있는 게 필요하다.
카테고리, 오리진 강자로 경쟁해야 한다. 그래야 제2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제2강 Brand Story Power man
스토리 파워맨으로 거듭나라
정보영 WK마케팅그룹 상무
스토리로 브랜드 팬을 만들어라. 브랜드에도 연예인 사생팬 같은 팬을 만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스토리에 살아온 이야기, 즉 사연(事緣)을 담아야 한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아이돌그룹 워너원 멤버 김재환의 예가 대표적이다.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김재환을 위한 광고판을 만들어주고, 주변인들에게 김재환에게 투표해달라고 요청까지 하게 된 데는 꿈꾸는 가수가 되기 위해 연습생 시절 어렵게 살아온 이야기에 팬들이 교감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쌍방향 시대에 부합하는, 소비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게 브랜드 스토리의 핵심이다. 그러면 팬은 어디에서 어떻게 탄생되나. 브랜드를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사람이 누군가를 좋아할 때 ‘이익’보다 ‘감정’이 우선한다. 감정적 교감 영역에서 ‘관계’가 탄생하듯 소비자와 감정적 교감을 나눌 수 있어야 팬으로 만들 수 있다. 이 감정적 교감을 유발시키는 게 스토리이고, 이를 밑천으로 팬층을 구축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강력한 팬층을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비자들에게 좋은 감정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다. 특별한 경험으로 욕망이 충족되고, 충족된 욕망에서 긍정적 감정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경험은 곧 감정이다.
브랜드 스토리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브랜드 스토리는 인간 욕망의 공식, 욕망 해소의 공식, 스토리 작성 등 3단계 공식에 따라 만들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탐식, 분노, 음욕, 오만, 시기, 나태, 탐욕 등 원초적 7가지 욕망을 지니고 있다. 이 7가지 동물적 본능이 충족될 때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 본능이 행복의 경로로 승화된다는 의미로, 이 7가지 욕망들은 특별한 경험을 통해 탐식은 환희·희열로 분노는 힘·통쾌, 음욕은 황홀·강렬, 오만은 영예·장엄, 시기는 탁월·명석, 나태는 여유·편안, 탐욕은 열망 등 긍정적으로 달성된다. 브랜드 스토리의 성패는 이 같은 욕망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경험하게 해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고객의 경험을 충족시키는 하나의 툴을 브랜드 스토리라고 할 때 소비자의 어떤 욕망 충족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브랜드 스토리 기획방향을 정하면 된다.
그렇다면 브랜드 스토리를 기획할 때 가장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첫째 그 브랜드 다운가? 둘째 매력적인가? 셋째 여운이 남는가 이 세 가지가 요점이다.
이 세가지 포인트가 모두 충족돼야 제대로 된, 팬심을 자극할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가 탄생할 수 있다. 결국 브랜드 스토리의 역할은 브랜드 정체성을 소비자에게 이해시키고 공감시킴으로써 브랜드 팬을 만들어내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브랜드의 뿌리를 강화하는 것이기도 하며, 이렇게 형성된 브랜드 팬들은 단순소유자에서 브랜드를 즐기고 경험하는 경험소비자로 브랜드와의 관계가 한층 높아진다.
화장품 브랜드가 사랑받고 장수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영역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다. 이 브랜드 영역의 크기를 결정짓는 게 결국 브랜드 정체성과 팬들의 숫자다. 이를 강화하고 구축하기 위한 역할이 브랜드 스토리의 핵심이다.
제3강 Marketing Essence Power man
파워 콘셉트&STP 에센스
나종호 한국강소기업연구원 원장
마케팅 콘셉트를 잡기 위해선 기업 목표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이 목표 아래 시장을 분석하고 신상품과 마케팅 전략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이 과정에서 개별 고객 선호에 맞춘 제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해 타사와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마케팅 기법인 STP전략이 사용된다.
이 전략은 구체적으로 시장세분화(Segmentation, 목표시장 설정(Targeting), 포지셔닝(Positioning) 과정을 말한다. STP 전략을 통해 콘셉트 개발하고 이에 맞춰 마케팅 믹스 전략을 수립한다. 마케팅 믹스 전략은 제품, 가격, 유통, 프로모션 전략으로 나눠지는데, 모든 고객중심을 얼마나 실천하느냐가 핵심이다.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짓는 핵심요소는 가격에서 품질, 고객만족(사후대응), 고객감동(사전대응), 고객행복(프로세스적 대응)으로 변화해오고 있다. 이런 흐름으로 마케팅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흔히 마케팅을 디테일이라고 한다. 수학에서 100 빼기 99는 1이지만 마케팅에서는 0이다. 마케팅에선 그 1%의 차별화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속칭 디테일의 힘인데, 마케팅 디테일은 고객관점에서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그리고 이 1%의 디테일을 제대로 구현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기업 매출은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그럼 1% 디테일을 구현하려며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고객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내려야 한다. 고객은 단지 우리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만을 뜻하지 않는다.
고객이란 내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의미로,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고객이라 생각하면 쉽다. 마케팅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게 목적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럴려면 고객중심에서, 고객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수많은 히트상품들은 대부분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해준 것들이었다. 결국 비즈니스 기회는 고객의 불편에서 나오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최고 히트상품은 ‘한글’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백성의 불편함을 해결해줘서다. 끓여먹어야 하는 봉지라면의 불편함을 개선한 히트상품이 컵라면이고, 날카로운 참치캔 뚜껑의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알루미늄 뚜껑이 나왔다.
소비자와 환경 변화에도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시장 변화를 빨리 파악하고, 이에 맞춰 콘셉트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건강을 중시하는 흐름에 유기농이 유행하고, 환경 중시 경향이 강해지자 전기차가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고객과 시장의 욕구에 부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마케팅은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니 만큼, 고객 심리를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고객심리 파악 정도에 따라 판매효율이 달라지는데, 특히 가격정책에서 이 부분이 유용하게 활용된다.
한꺼번에 상품 가격을 20% 이상 올리면 소비자로부터 가격저항이 생긴다. 따라서 가격상한선은 20% 아래로 정해야 한다. 반대로 8,000원짜리 물건값을 8,400원으로 올리면 가격저항이 거의 없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회사 측은 5%의 마진을 얻게 된다. 이처럼 가격에 대한 소비자 심리적 저항선 지지선을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혜택은 나눠주면 좋아한다. 반면 손해는 한꺼번에 입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프로모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간관계에서 ‘칭찬은 자주’, ‘단점은 묶어서’ 하라는 말처럼 가격과 프로모션 정책을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제4강 Overseas Power man
K-뷰티 통할 유망 국가 분석
윤수만 YSM마케팅컨설팅 소장
가장 유망한 화장품 수출국가가 어디냐? 보통 유망국가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수출비중, 연평균성장률, 접근성과 한류, 지원사업, 인증ㆍ규제 등이다. 기업 경쟁력 외 중소기업일수록 접근성이나 지원사업 여부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최근 5년간(2012~2016년) 주요국가 화장품 수출비중을 보면 중국, 홍콩, 미국, 일본, 대만 5개국이 81.1%를 차지한다. 그 중 중국이 35.4%, 홍콩이 24.9%다. 수출점유율로 보면 여전히 중국, 홍콩이 유망하다. 연평균성장률로 보면 프랑스>홍콩>중국>미국>캐나다 순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시장이지만 유통망이 너무 탄탄해 중소기업이 뚫기 쉽지 않다. 북미시장은 유통구조가 대형화되어 장기적 투자가 동반되지 않으면 어렵다. 프랑스, 유럽쪽은 성장률이 좋지만 접근성에서 힘들다.
태국은 연평균성장률은 높진 않지만 중소중견기업에 진입 여지가 크다. 베트남은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로 젊은층이 많은 게 강점이지만 기대만큼 시장성장성이 좋지 않다. 러시아는 온라인이 강하다. 저가 반응이 좋은 편이어서 틈새시장으로 관심을 가질만 하다.
이러한 특성들을 감안해 포스트 차이나 글로벌 유망시장을 살펴보면 수출실적(금액, 점유율, 성장률)으로 주요시장은 미국, 보조시장은 싱가폴, 베트남이 글로벌 유망시장에 속한다. 수출도 전략적 다변화가 필요한 만큼 주요시장과 보조시장으로 구분해 공략하는 것이 좋다.
시장규모와 연평균성장률만으로 분석한 글로벌 유망시장은 캐나다, 러시아, 아세안(미얀마, 필리핀), EU(프랑스) 등이다. 포스트 차이나가 중요하지만 당장 옮겨가기에는 사실상 무리가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중국, 홍콩에 에너지를 할당하고 시간을 두면서 주요시장과 보조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이 타당하다.
접근성으로 분석한 유망 시장은 미국>일본>대만 순이다. 미국은 한인인구가 많아 언어소통이 원활하다. 해외 영업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언어소통’이다. 고객에게 메시지 전달하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대만은 문화적 동질성과 온라인 모바일 활용도에서 접근성이 좋다.
국가지원사업 관점에서 보면 중국>베트남>미국>EU>아세안 순이다. 이슈로 보는 글로벌 유망 시장은 할랄시장,
EU시장(27개국), 남아시아(경제성장률 6~7%대)다.
한류의 영향을 받는 세대가 시장을 주도할 것, 인터넷과 모바일 활용도가 높을 것, 접근성(물류, 인지)이 뛰어날 것, 수입제품에 대한 반감이나 가격 저항이 낮을 것, 시장 장벽(위생허가, 비관세)이 높지 않을 것, 이러한 요소들이 글로벌 유망시장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지표다.
최근 국내 기업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곳은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헬스&뷰티가 뜨고 있는 아세안이다. 이 시장의 중요한 변수는 온라인 성장 속도다. 언제 뜨느냐가 핵심이다. 당장은 온라인의 활용도가 낮더라도 성장속도가 가파르면 중장기 관점에서 집중해야 한다. 온라인의 성장속도와 한국제품의 선호도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제5강 Store Power man
국내외 고객경험(CX) 전략과 사례
노은정 숭실대 초빙교수, 전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소장
2017년 4월 19일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1982년생부터 2000년생까지 밀레니얼 세대는 차와 명품을 ‘소유’하는 대신 먹고 마시는 ‘경험’에 치중하는데 이들 세대가 소매점을 킬링(killing)하고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으려면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라는 틀에서 탈피해야 한다.
앞으로는 2000년대 이후 출생한 Z세대가 미래의 소비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어 이들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 Z세대는 ▲구입 과정에서 경험이 얼마나 쿨한지를 따지고 ▲제품 구입으로 어떤 사회적 가치를 보탤 수 있는지 생각한다. 또한 ▲소비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미 상무부의 2015년 보고서를 보면 소비자들은 물질재(Material thing)를 구매하는 것보다 경험재(Experiential thing)를 구매하는데 더 열중한다.
디지털 시대에 마케팅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매력도 ▲호기심 ▲헌신도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주력해야 한다. 기업이 사회적 기업, 공정 기업 등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하면 고객은 사회에 순기능을 한다는 생각에 기업에 보다 적극적이게 되고, 온라인 검색을 하다 우연히 발견한 기업의 콘텐츠에 흥미를 느끼고 브랜드를 인지하게 된다.
또한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고객이 쉽게 체험하고 구매하도록 해야 하며, SNS 상호 작용, 앱게임, 포인트 적립 등 고객 참여형 서비스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구매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3대 영향 요인은 ▲자신이 주는 영향과 ▲다른 사람들에게 받는 영향 ▲외부 환경에서 받는 영향이 있다. 자신이 주는 영향은 브랜드를 접해본 과거 경험과 브랜드에 대한 개인적 판단과 평가, 개인기호 등을 말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받는 영향은 가족, 친구, 커뮤니티, 소셜 네트워킹, 공동 평가 시스템 등에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한다. 외부 환경에서 받는 영향은 브랜드에 의해 의도적으로 시작되는데 광고 등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판매사원, 고객 버시스 직원 접촉을 통해 촉발되는 영향을 가리킨다.
오프라인의 전통적 유통업체들은 치열한 경쟁과 점포 포화를 상권별 색다른 경험요소로 차별화하고 있다. 이마트24 예술의전당점은 음악듣는 편의점을, 스타필드 코엑스점은 밥짓는 편의점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 용산 산천점은 세탁하는 편의점을 선보였다.
드럭스토어의 경우는 숨겨진 로컬 브랜드를 공유하고 글로벌 소비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을 실시간 공유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종합 경험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한다.
브랜드 어드바이저와 브랜드별 아이덴티티 존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객 만의 색을 찾아주는 컬러파인더 서비스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그 결과, 부츠(Boots)는 코덕들의 필수 방문지로, 에뛰드하우스 ‘컬러 팩토리’는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립스틱을 만들어 주는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글로벌 H&B 업계의 사례를 보면, 고객의 구매 결정 단계를 단순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세포라 챗봇, 로레알의 메이크업지니어스, 세포라 디지털 미러, 시세이도 매치코앱 등 AI 기반의 대화형 메신저로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과 상품 구매를 지원하며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 선택한 제품의 가상 메이크업이 가능하도록 구현하고 있다. 맞춤형 파운데이션을 제작해주는 뷰티앱도 있다.
미국 NRF가 제시한 2017 리테일 빅쇼 2대 키워드는 ‘CX’와 ‘Data’이다. 어떻게 고객경험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제공함으로써 고객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탐구하고 고객의 구매형태나 니즈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 새 방향을 세우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물건을 만들때는 사용자경험(UX), 팔때는 고객경험(CX)에 올인해야 한다.
CX 전략을 펼칠때는 고객경험을 중시하고 CEO가 이를 주도해야 한다. 또한 경험의 최종 가치판단은 고객이 해야 한다.
최근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인 제너시스가 글로벌 21개국 526명의 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58%의 기업 CEO가 직접 고객경험을 책임질 때 경쟁사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9%는 기업 고객경험에 우선적으로 투자한 결과, 더 높은 매출 증가를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기업 간부들은 고객층과 매출액의 증가를 고객경험 투자의 가장 중요한 혜택으로 간주하며 조사대상 기업의 50%가 3년내 고객경험 투자를 10% 늘릴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