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약국 유통 틈새 채널로 재조명
빅 브랜드 빠져나가 중소 브랜드에게 기회로 작용
[CMN 심재영 기자] 화장품 업체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약국 유통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약국 전용 브랜드로 인기를 끌던 유명 브랜드들이 타 유통 채널로 빠져 나가자 이를 오히려 기회로 이용, 틈새 공략에 나선 업체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약국 화장품 코너의 빈자리는 제약업체에서 출시한 약국 전용 화장품과 중소 업체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으나 대부분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 업체들은 아토피나 로션, 선크림, 마스크팩 등의 약국 유통을 원하지만 정작 약사들은 찾는 사람들에게만 판매하는 피동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약국에서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가 거의 없고 기능성 인증을 받은 고가인 경우가 많아 판매가 쉽지 않은 것도 약국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약국에서 약사들이 손쉽게 소비자에게 권할 수 있을 정도로 차별화된 제품을 고가가 아닌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해야 약국 유통에서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업체는 차별화된 제품과 전략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듀이트리는 올해 3월 시작한 약국 입점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3월 약국 전용 제품 출시와 동시에 1,000여 개 약국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6월 말 현재 전국 1,500여 개 약국에서 듀이트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듀이트리는 헬씨 더마 마스크와 데이 더마 토탈 케어 선 등 약국 전용 제품을 출시하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듀이트리 정원형 마케팅팀장은 “최근 듀이트리 전속모델인 정해인이 인기 드라마 ‘봄밤’에서 약사로 출현해 약국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약국에서의 화장품 판매가 과거에 비하면 시들해 졌지만 듀이트리는 이를 기회로 삼아 다양한 약국 유통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데이셀코스메틱은 탈모 화장품 ‘모발아’와 피부 트러블을 진정시켜주는 ‘데이셀 마치현 20 카밍앰플’, 제모 제품인 ‘데이셀 무모 제모크림’을 약국 전용 제품으로 출시해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데이셀코스메틱의 헤어제품, 피부 트러블 진정 제품, 제모제품을 약국에서 구매하고 있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SNS로 약국 위치를 파악해 명동, 이대, 강남 등의 약국에서 데이셀코스메틱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청결제 질경이는 최근 동아제약과 손잡고 약국 유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질경이 에코아 워시 그린은 동아제약의 약국 유통 라인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 제품을 이제는 가까운 약국에서도 소비자들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회사 측은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를 통해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