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진행형 '코로나' 가장 큰 시장 변수

CEO 87.5% 코로나 추이 관심···수출·세제 지원 시급
활성화될 유통 'E-커머스' 첫 손에 '코스메슈티컬'도 주목

이정아 기자 leeah@cmn.co.kr [기사입력 : 2021-01-11 10: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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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신년기획II] CEO가 전망하는 2021 화장품 시장


[CMN 이정아 기자] 코로나19로 우리는 낯선 세상을 만났다. 꼼짝달싹 못한 채 2020년을 그저 흘려보냈다. 2020년을 통째로 삭제하거나 반납하고 싶지만 이미 2021년 새해가 도착했다.


시종일관 코로나로 뒤덮여 있던 2020년의 어두운 그림자가 가시지도 않았는데 2021년이 시작됐다. 2021년 국내 화장품 시장을 내다보는 CEO들의 시선이 달갑지 않다. 전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19가 해를 넘기며 장기화되고 있으니 당연하다.


내놓은 시장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성장보다는 보합과 감소쪽으로 더 기울었다. 본지가 국내 화장품 CEO 40명을 대상으로 ‘2021 화장품 시장 전망’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올 시장 전망, 보합 또는 감소가 우세

화장품 CEO 40명에게 2021년 국내 화장품 시장 전망을 물었다. 예상대로 낙관적이지 않았다. 성장보다는 보합과 감소 쪽으로 더 기울었다. 보합이 45.0%, 감소가 12.5%로 과반이 훌쩍 넘는 57.5%가 성장을 부정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보합과 감소 전망이 53.6%였다.


반대로 올해 화장품 시장이 성장(40.0%) 또는 대폭 성장(2.5%)할 것으로 희망을 품고 있는 CEO는 42.5%였다. 2020년 전망 때 46.4%였던 것과 비교하면 3.9%p나 빠졌다.


최근 3년을 거슬러보면 2018년 시장 전망에서는 성장 전망이 68.7%에 달했다. 이듬해인 2019년 전망 때 중국 변수로 기대치가 쭈욱 빠지면서 43.3%로 뚝 떨어졌다.


작년에는 조사 시점이 코로나 전이었음을 감안해 전년 보다는 3.1%p 상승한 성장카드를 내밀었는데 난데없는 코로나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성장 전망을 내놓기가 올해도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 둔화 또는 종식이 성장 열쇠

성장에 선뜻 답하지 못한 CEO들이 훨씬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에 힘을 실어준 CEO들이 꼽은 성장 요인 톱3를 뽑아봤다. 예상한 대로 코로나19 둔화 또는 종식이 첫손에 꼽혔다. 76.5%가 응답했다.


경기 호전이 그 뒤를 이었다. 47.1%의 CEO가 꼽았다. 유통 경로 확대가 세 번째였다. 17.6%의 지지를 얻었다. 응답이 코로나에 집중되면서 다른 성장 요인은 퇴색됐다. 제품 세분화, 한류열풍 지속 같은 답변도 각 2명 정도에 불과했다.


코로나 이슈가 없었던 작년 시장 전망 설문에서는 유통 경로 확대가 61.5%로 첫 손에 꼽힌 것을 비롯해 제품 세분화, 편집숍 성장세 지속이 그 뒤를 이어 톱3 성장 요인으로 확인된 바 있다.


올해 어쨌든 성장할 것이라고 답한 CEO들이 제시한 시장 성장률은 10% 이상~20% 이하가 많았다. 68.7%의 비중을 보였다. 10% 미만은 25.0%였다. 20% 초과 성장할 것으로 답한 CEO는 단 한명이었다.


시장 감소를 예측한 CEO들이 우려하는 감소 요인은 역시 코로나 장기화였다. 경기 침체와 브랜드숍 정체, 한류열풍 약화 등도 언급됐다.


화장품 시장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

2021년 화장품 시장의 가장 큰 변수 역시 코로나19가 압도적이었다. 코로나19 추이 변화가 가장 중요하고도 큰 시장 변수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무려 87.5%의 비중으로 CEO들이 표를 몰았다.


코로나가 등장하기 전 실시된 2020년 전망에서는 CEO들이 화장품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유통 세분화 지속을 꼽았다. 한류가 한풀 꺾이면서 편중된 채널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보다 세분화된 유통 속에서 기회를 찾아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올해 조사에서는 유통 세분화 지속이 시장 변수로서 큰 힘을 갖진 못했다. 17.5%로 톱3에 들긴 했지만 코로나와 경기변화에 크게 밀렸다. 경기변화에 주목한 CEO도 55.0%에 육박했다. ‘경기변화’를 중요하게 바라보는 CEO의 비중은 작년에도 비교적 높았다.


이밖에도 제도 및 법규변화, 상품 트렌드 급변, 대내외 정세변화, 한류열풍 등의 변수에 주목하는 CEO도 더러 있었다. 원부자재 가격상승, 기업구조조정, 환율불안정도 화장품 시장 변수로 언급했다.


E-커머스 유통 채널 기대감 최고조

올해 화장품 CEO들이 주목하는 1순위 유통 채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E-커머스’였다. 그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었다. 작년 조사에서 53.6%의 CEO들이 E-커머스에 손을 들었고 올해는 무려 95.0%의 비중으로 첫 손에 꼽혔다. H&B숍과 홈쇼핑이 각각 2.5%를 가져갔을 뿐 몰표를 받은 셈이다.


E-커머스가 H&B숍을 제친 건 지난 2019년 전망 조사에서다. 그 전까지만 해도 H&B숍이 앞섰다. E-커머스의 높아진 비중은 변화하고 있는 화장품 유통 흐름을 대변한다.


하지만 H&B숍과 홈쇼핑의 경우 1순위에서는 거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2순위에서는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았다.


가장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통경로 2순위에서 H&B숍이 37.5%, 홈쇼핑이 35.0%를 차지했다. 그밖에 멀티 브랜드숍, 세포라 같은 편집숍이 각각 5.0%를 점유했고 1순위 1위에 몰렸던 E-커머스는 2순위에서 5.0%에 그쳤다.


가장 주목받을 제품군 ‘코스메슈티컬’

올해 가장 주목받을 제품군에 대한 조사 결과도 지난해와 같았다.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이 42.5% 점유율로 1순위 1위에 올랐다. 1순위에서 25.0% CEO들의 지지를 얻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려 17.5%p나 상승했다.


1순위에서는 코스메슈티컬 외에 멀티기능성 제품(10.0%), 유기농/오가닉 제품(7.5%), 맞춤형화장품(7.5%), 두피케어 제품(7.5%) 등이 언급됐다. 그 중에서도 맞춤형화장품의 경우 작년 조사에서 21.4%였던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기대감이 낮아졌다. 맞춤형화장품에 대해서는 아직은 관망하는 추세가 읽힌다.


1순위는 아니지만 2순위에서는 맞춤형화장품이 선택을 받았다. CEO 22.5%의 지지를 받아 2순위에서 가장 주목받을 제품군에 올랐다.


복합 기능성이 그 뒤를 이었다. 복합 기능성의 비중은 15.0%였다. 코스메슈티컬, 유기농/오가닉도 각각 12.5%의 비중을 챙겼고 기기결합 화장품이라고 응답한 CEO도 10.0% 있었다.


가장 주목할 브랜드 톱7에는 닥터자르트, 닥터지, 아임프롬, 달바, 롬앤, 아비브, 클리오가 올랐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건 닥터자르트와 닥터지였다. 각각 5표씩을 얻어 공동 1위였다.


3표씩을 챙긴 아임프롬과 달바가 그 뒤를 이었다. 롬앤, 아비브, 클리오도 2표씩 받았다. 새로운 브랜드들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갈수록 주목 브랜드 대상이 다양해지면서 분산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확대경영’ 비중 더 늘어

올해 시장 전망은 보합 또는 감세가 우세했으나 CEO들이 밝힌 경영 기본 방향은 ‘확대경영’에 무게를 뒀다.


62.5%의 CEO가 확대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사 때 확대경영이 60.7%였으니 더 늘었다. 현상유지는 25.0%였고 긴축경영은 12.5%가 응답했다.


확대경영에 표를 던진 CEO들이 뽑은 핵심 전략 톱5는 해외시장 확대, 마케팅 비용 확대, 신사업 진출, 인력채용 확대, 전략제휴 확대였다. 반대로 긴축경영에 표를 던진 CEO들은 유동성 확보, 원가절감, 마케팅 투자 축소, 신규투자 동결을 전략으로 꼽았다.


CEO들이 내놓은 매출 성장 목표는 100% 이상~200% 이하가 52.9%로 가장 많았다. 10% 이상~20% 이하가 17.7%, 30% 이상~50% 이하가 14.7%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시장 전망에 비해 성장 목표가 높아 보이는 건 상대적으로 체급이 작은 화장품사의 CEO들이 코로나 둔화 또는 종식 이후 기대감을 표시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역점둘 마케팅 부문 제품 > 유통 순

CEO들이 가장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마케팅 부문 1순위 톱3는 제품>유통>광고·홍보·프로모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요도 순서는 지난 2020년 전망 조사에서도, 또 2019년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순위 첫 번째로 ‘제품’이 20명 CEO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들은 올해 가장 역점 둘 마케팅 부문 1순위 첫 번째로 ‘제품’을 꼽았다.


11명의 CEO는 유통이라고 답했다. 광고·홍보·프로모션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CEO는 8명이었다. 디자인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CEO도 있었다.


2순위에서 살펴보면 전년도 조사와 비교해 중요도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2020년 전망에서는 광고·홍보·프로모션>제품>유통 순이었고 올해는 유통>광고·홍보·프로모션>제품/고객관리 순이었다. 제품과 고객관리에 각각 6명의 CEO가 손을 들었다. 2순위에서 디자인을 꼽은 CEO는 1명이었다.


브랜드 운영 ‘기존 브랜드 강화’ 방침

CEO들은 올해 브랜드 운영에서 ‘기존 브랜드 강화’에 더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전년도 조사 때 57.7%의 비중으로 기존 브랜드 강화 의견을 내놨던 CEO들은 올해 그 비중을 더 높였다. 61.1%의 CEO들이 기존 브랜드를 강화하는 쪽으로 브랜드 운영 방침을 정했다.


신규 브랜드 확대에 관심을 보인 CEO는 22.3%였다. 이 비중도 전년도에 비해 늘어났다. 작년 조사에서는 15.4%가 신규 브랜드 확대에 표시했다. 브랜드 탄력운영과 브랜드 구조조정에 답한 CEO는 각각 8.3%다.


CEO들이 가장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유통 톱3는 온라인, E-커머스, 해외수출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온라인의 중요도, 활용도가 상당히 높아진 때문으로 보인다.


온라인은 28표를 받았다. E-커머스가 12표, 수출이 10표였다. 이밖에도 H&B, 약국, 면세점, 다단계, 홈쇼핑, 피부관리실 등이 언급됐다.


신규 유통 진출 계획과 관련해서는 그렇다와 검토중이라고 긍정 답변한 CEO가 77.5%였다. 검토중이라고 답한 CEO가 52.5%로 나타났다. 전년도 39.3%에서 크게 늘었다. 신규 유통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CEO는 25.0%였다. 계획 없다고 밝힌 CEO는 22.5%였다.


CEO 85% 해외시장 진출 강화 선언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해외시장 진출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CEO들의 강한 의지가 읽혔다.


해외시장 전략을 묻는 질문에 85.0%의 대다수 CEO들이 대폭강화 또는 강화하겠다며 손을 들었다. 대폭강화가 22.5%, 강화가 62.5%다. CEO들은 작년에도 대폭강화 또는 강화에 85.2%가 힘을 쏟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가장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국가는 1순위가 중국, 2순위가 동남아였다. 1순위로 중국이 또 꼽혔다. 60.5%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에도 중점국가 1순위 1위는 중국이었다. 작년에는 69.2%였다.


1순위 두 번째는 동남아로 묶었다. 태국이 많이 언급됐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포함됐다. 일본과 미국도 각각 7.9%의 비중을 챙겼다. 미국은 작년 조사에서 1순위 2위였다가 올해 조사에서는 코로나 영향으로 특히 많이 밀렸다.


2순위에서는 동남아가 앞섰다. 36.8% 비중을 차지했다. 베트남이라고 답한 CEO들이 많았고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언급됐다. 미국과 일본이 각각 15.8%의 점유율을 보였으며 1순위 1위였던 중국은 2순위에서 13.2%로 집계됐다.


코로나 고충 해결 수출·세제지원 시급

CEO들에게 코로나로 겪고 있는 가장 큰 고충이 무엇인지 물었다. 여러 가지 답변이 돌아왔다. 경기침체와 소비위축, 그로 인한 매출 감소에 가장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프라인 유통 위축과 하락에 위기감을 느낀다는 CEO들도 많았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 바이어 미팅이나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CEO들과 해외진출, 수출 타격에 휘청인다는 CEO들도 있었다.


이 외 고정비 증가, 광고마케팅 비용 효율 저하, 자금 문제, 임상시험 지연 등의 어려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와 화장품 트렌드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는 고충도 털어놨다.


코로나 관련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되는 정부 지원책으로는 수출지원과 세제지원이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통관, 물류, 판로개척 등 수출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한 CEO가 37.5%, 세금 경감, 납기일 연기 등 세제지원이 시급하다고 답한 CEO가 35.0%였다. 방역비, 인건비 등 자금지원과 긴급 대출, 대출 요건 완화 등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설문 참여 업체

네트코스, 동성제약, 라벨영, 라카코스메틱스, 레파토리, 레페리, 로제화장품, 리베스트에이피. 바노바기, 베베스킨코리아, 베이식스, 뷰티메이커스, 서치라이트에이치앤비, 세라젬 헬스앤뷰티, 스킨푸드, 신세계인터내셔날, 아로마무역, 아모레퍼시픽, 아트앤디자인 인터내셔널, 아프로존, 에이블씨엔씨, 엔앤비랩, 엘지생활건강, 온유, 유씨엘, 은성글로벌, 이지함앤코, 지에프씨생명과학, 청호나이스, 카론바이오, 케이더블유코스메틱, 코리아나화장품, 코스메카코리아, 코스모마이징, 티에스트릴리온, 티콕스, 하늘을보다, 한국비건인증원, 한국콜마, 한독화장품 <업체는 가나다순임>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04호(2021년 1월 13일자) 신년기획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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