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 MZ세대 겨냥 마케팅 전개 활발
가치, 감성, 흥미 등 다양한 요소 접목···이종업계와 협업 잇따라
[CMN 심재영 기자]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화장품 업체들의 마케팅 전개가 활발해지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에 따르면 MZ세대는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중시하며 새로운 트렌드에 누구보다 발빠르게 반응한다. 이러한 특성은 소비활동에도 반영되는데,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 신선하고 흥미로운 트렌드 등이 자신의 취향과 맞다면 브랜드 자체를 소비한다. 물건을 구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비를 인증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 것이 요즘 MZ세대의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화장품 업계도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동일한 철학을 지닌 브랜드들의 협업,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 진행, 신선한 콜라보레이션 굿즈 출시 등 색다른 마케팅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초의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 임을 강조하는 라카(LAKA)는 ‘성평등’, ‘자아 정체성’을 강조하는 MZ세대에게 ‘젠더 뉴트럴’이 중요한 키워드인 만큼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라카는 최근 같은 철학을 내세운 신생 항공사 ‘에어로케이’와 컬래버레이션 캠페인을 진행해 MZ세대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컬러는 원래 모두의 것’이라는 젠더 뉴트럴의 시대적 메시지를 전하는 라카와 성별을 구분 짓는 요소를 최소한으로 줄여 유니폼을 제작한 에어로케이가 만나 MZ세대의 공감대를 샀다는 것이 라카 측의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손잡은 것도 MZ세대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무신사는 고객의 70% 가량이 10~20대로 트렌드에 민감한 플랫폼으로 꼽힌다. 무신사는 ‘무진장 신발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의미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해 지난해 매출액이 2197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두 회사는 지난 6일 AP&M 뷰티‧패션 합자조합을 결성했다. 1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뷰티‧패션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MCN, 디지털 커머스 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합자조합을 통해 뷰티와 패션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면서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통찰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토니모리는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기업 셀레브의 오리지널 시리즈 위아워어스(WEOURUS)와 함께 쇼킹 캠페인 콘텐츠를 공개하며 당당한 개성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여성 아티스트 4인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스트리트 컬처’ 감성 확산을 위해 ‘SHOW KING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위아워어스’는 크레에이티브 미디어 셀레브의 오리지널 채널로, 밴드 ’새소년’의 뮤지션 황소윤, 채식 요리사 요나, 모델이자 유튜버 마테 등 MZ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매 시즌 트렌디하게 다룬 콘텐츠로 눈길을 끌어 왔다.
신세계백화점이 전개하는 뷰티 편집숍 시코르의 온라인몰인 ‘시코르닷컴’은 MZ세대들의 온라인 뷰티 플랫폼으로서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피부과 전문의와 뷰티 에디터,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전문가 50여 명이 검증하고 선택한 제품들을 피부 타입과 고민에 맞춰 소개해 준다. 마치 잡지를 보는 것 같은 콘텐츠 커머스 기능을 도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시코르닷컴은 시코르 마니아들의 뷰티 커뮤니티 역할도 하고 있다. 화장품을 직접 써보고 리뷰를 SNS처럼 좋아요 버튼으로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투명한 제품 후기와 정보 공유 기능을 탑재한 것도 MZ세대를 이끄는 동력이 됐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시코르닷컴은 오픈 한달 만에 20~30대 회원 수가 전체의 8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시코르 측에 따르면 지난 7월 문을 연 시코르닷컴의 현재 회원 수는 6만5천명을 돌파했다. 이 중 MZ세대로 꼽히는 2030 고객 수와 매출 비중은 전체의 86%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