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K, 자원재활용법 개정 따른 규제 개선 집중 건의

2021 규제 백서 기자회견 … 재활용 등급 표기 유예 등 9건 제기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21-10-13 16: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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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유럽상공회의소가 지난달 29일 2021년도 ECCK 백서 기자회견을 온라인을 통해 열고 주요 통상현안 해결을 위한 건의사항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사진 왼쪽부터 디어크 루카트 ECCK 회장,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 대사, 크리스토프 하이더 ECCK 총장.

[CMN 신대욱 기자]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가 자원재활용법 개정에 따른 화장품 포장재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한국정부에 화장품 관련 건의 사항 9건을 전달했다.


지난달 29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2021년도 ECCK 백서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이번 백서는 화장품위원회를 비롯해 16개 산업별 분과위원회의 규제관련 이슈와 한국 정부에 제시하는 114개의 건의사항을 담았다.


ECCK 화장품위원회(위원장 크리스티앙 마르코스 아르나이 엘오케이 대표)는 이번 백서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관련 규정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9건의 건의사항중 8건이 자원재활용법 관련 내용일 정도로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비중이 높았다.


우선 내년 1월1일부터 화장품 분야에 본격 적용되는 재활용 등급 표기를 최소 2년 이상 유예해달라고 건의했다. 포장의 표시변경은 제품의 디자인 및 개발 단계에 중요한 영향을 주고 재질 및 포장재의 크기에 따라서는 중대한 디자인 변경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이유다. 또 완제품으로 수입하는 수입 제품의 경우 수출국 제조사의 협조가 필요하기에 포장 및 표시 변경에 국내 제조 제품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강조했다. 화장품위원회는 이에 따라 표시 변경과 법규 개정에 맞춰 업체에서 현실적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최소 2년 이상의 유예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친환경적으로 개발된 포장재의 경우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면제하는 등 기업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PCR 플라스틱 용기의 경우 사용 후 재활용 용이성이 낮다는 이유로 ‘재활용 어려움’ 등급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증빙할 수 있는 경우 또는 리필이 가능한 용기일 경우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면제해줄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포장 관련 법규 개정에 따른 하위 법령의 각 표시 변경 항목 시행일을 통합해 운영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지침(22년 1월1일 시행)이나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 표시 기준(22년 3월 24일 시행) 등 시행일이 달라 그때마다 포장재를 교체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화장품위원회는 포장 관련 법규 개정으로 인한 표시 변경시 시행일 통합 운영제를 도입해 포장재 교체로 인한 비용 증가를 막고 기업에서는 원스톱으로 환경 규정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출국 법령에 의한 필수 표기사항 표시 부착시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 대상 제외도 요청했다. 현재 제품 포장이 완료된 이후 관련법에 따라 추가 부착이 불가피한 라벨 또는 검사필증은 포장재 재질 구조 평가 비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EU국가에서 생산된 화장품의 경우 EU 규정에 따른 정보 제공 표시를 필수 표기사항으로 부착하고 있어 이에 대한 외국어 표기 라벨도 추가적으로 제외해달라는 요구다.


이밖에 △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 시기 △ 포장재 재질‧구조 및 재활용의 용이성 기준 완화 △ 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의 일원화된 해석 마련 △ 파우치 등이 포함된 종합 제품의 포장공간 비율 및 포장횟수 신청 방법 등이 환경 규제 관련 건의사항으로 백서에 포함됐다.


환경 규제 외에 화장품 제조사 자율 표시 문제도 건의사항에 담았다. 화장품위원회는 현행 규정에 따라 한글 라벨에 국외 제조사명과 주소를 표기하고 있으나 한글 발음을 표기한 것이어서 실질적 정보 제공이 어렵고 해외에서도 화장품 포장에 제조사를 표기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제조사가 표기되지 않더라도 책임판매업자 정보를 기재하고 있어 쉽게 제조사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디어크 루카트(Dirk Lukat) ECCK 회장 겸 쉥커코리아 CEO, 크리스토프 하이더(Christoph Heider) ECCK 총장,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H.E. Maria Castillo-Fernandez) 주한 유럽연합(EU) 대사를 비롯해 ECCK 산하 산업별 위원회 담당자들이 참석해 주요 통상 현안에 대한 유럽업계의 입장을 밝혔다.


디어크 루카트 ECCK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해까지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은 이에 굴하지 않고 경제력을 발휘했는데, 특히 올해 GDP 성장률이 약 4%를 기록하면서 빠르게 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수출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한국이 장기 투자 유치와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사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 대사는 축사를 통해 “올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주년을 맞았는데, 2020년 양국간 상품 교역은 약 900억 유로에 달했다”며 “한국에게 EU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무역 파트너이며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고 다자간 무역체제를 지지하는 등 국제 무역에서 비슷한 견해를 공유한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프 하이더 ECCK 총장은 해외에서 발급받은 예방접종증명서의 수용과 이동의 자유 등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 대한 코로나19 관련 규정 완화를 강조했다. 하이더 총장은 “국제 표준화는 외국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 표준만을 고수하게 된다면 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드는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한국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도 함께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한편, ECCK가 제시한 2020년 백서 145건의 이슈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검토결과가 회신됐으며, 이중 30% 이상이 긍정 검토 의견이었다. 올해 건의사항으로 올린 백서의 114개의 이슈는 ECCK 소속 회원사 200여명의 전문가들이 의견을 낸 것을 토대로 작성됐다.


ECCK는 유럽과 한국 간 무역, 상업, 산업적 관계 발전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단체로, 2012 년 설립했다. 현재 370 여개의 유럽 및 국내외 기업들을 회원사로 보유하고 있으며 약 5만여명의 유럽기업인을 대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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