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22-12-14 21:31:43]
[CMN 신대욱 기자] 맞춤형화장품 제도의 중심인 조제관리사들을 대상으로 관련 소비자와 시장 동향을 공유하고 맞춤형화장품 비즈니스 성공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워크숍이 마련됐다.
제주테크노파크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대한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협회와 공동으로 ‘조제관리사를 위한 맞춤형화장품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은 현재 6000여명에 달하는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맞춤형화장품 시장 동향부터 자격제도 운영 현황과 발전 방향, 성공 사례 발표, 제주테크노파크의 맞춤형 관련 기술지원 사업 등이 소개됐다.
먼저 정연모 한국생산성본부 팀장이 ‘맞춤형화장품 소비자 동향’을 발표했고, 이유진 한국생산성본부 팀장이 조제관리사 자격제도와 운영 현황을 설명했다. 이어 김주덕 성신여대 교수가 ‘맞춤형화장품 현황 및 성공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고, 정마리아 톤28 대표가 ‘기후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화장품 최초 구독 서비스’를 주제로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서인수 제주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 수석연구원은 ‘맞춤형화장품 기술개발 및 서비스 플랫폼, 스킨큐레이터 소개’를, 이강연 대한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협회 학술이사는 협회 사업을 소개했다.
무엇보다 이날 생산성본부가 발표한 맞춤형화장품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가 주목을 끌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맞춤형화장품 제도가 첫 시행됐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맞춤형화장품을 인지하는 비율이 46.2%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과 함께 도입된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를 인지하고 있는 비율도 19.4%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맞춤형화장품을 인지하고 있거나 사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맞춤형화장품 시장 성장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보고 있고, 조제관리사의 필요성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맞춤형화장품을 인지하고 있고 사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맞춤형화장품 시장 성장 가능성을 86.6%로 높게 봤다. 맞춤형화장품 사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55.0%였고, 특히 기능성화장품과 천연화장품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일수록 사용 의향이 높았다.
사용 희망 품목은 기초화장용이 77.2%로 가장 높았고, 두발용(38.6%), 인체세정용/목욕용(34.7%) 등의 순이었다. 서비스는 관리사의 피부 진단(상담)이 54.2%로 가장 높았고, 뷰티 디바이스 활용 피부 진단(51.7%), 온라인 설문 통한 진단(36.6%), DIY클래스(21.0%) 순으로 나타났다.
맞춤형화장품 사용자는 일반화장품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혼합 제품의 경우 기초화장용 제품을, 소분/리필 제품의 경우 인체 세정용/목욕용 제품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맞춤형화장품 만족도는 일반화장품과 대비하면 다소 낮은 편이지만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 이유로는 혼합 제품의 경우 기대 대비 높은 효능과 효과(51.6%), 안전한 성분(40.1%)이 꼽혔고, 소분/리필 제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31.2%)이 주요 만족 이유로 나타났다. 불만족 이유로는 성분 안전성 우려와 기대 대비 낮은 효능, 높은 가격 등이 꼽혔다.
혼합 제품일수록 조제관리사 니즈가 높았으며, 성분이나 효능 등 전문지식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가장 필요한 서비스라고 답했다. 맞춤형화장품 사용자는 사용 주의사항과 기한 등에 대한 설명을 보다 중요하게 인식했다.
김주덕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제형과 성분, 향을 고려한 배합의 안전성과 원료 관리, 조제관리사의 체계적인 교육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구체적인 작업장의 위생규정과 맞춤형화장품 사후 안전성에 관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조제관리사들의 안전‧안정성을 강화하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조제관리사들이 원료와 제형, 향 등을 모르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화장품을 혼합했을 때 유해물질이 생성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기능성 원료 배합 한도나 제형상의 점도 하락, 과도한 향 혼합으로 인한 알러지 발생 가능성 등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혼합시 발생하는 문제는 안전이나 안정성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이어서 체계적인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맞춤형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확대가 필요하며, 원료 품질 사각지대 없이 맞춤형화장품의 안전성을 높여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IT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유전자분석 기술을 활용해 고객 니즈를 정교하게 파악한 맞춤형화장품으로 발전시켜나간다면, 맞춤형화장품은 K뷰티 제2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마리아 톤28 대표는 기후변화 빅데이터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월별 피부 변화를 측정, 피부 예측 모델을 통한 28일 주기에 맞는 화장품을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 사례를 발표했다.
정 대표는 “소비자 누적 측정 건수만 4만 건을 확보하고 있고, UV와 미세먼지, 습도, 온도 등의 환경변화에 따른 반응형 피부측정을 통한 처방 데이터도 15만건 이상 확보하고 있다”며 “정확한 측정과 정성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구독 소비자를 직접 방문해 컨설팅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내년 하반기엔 빅데이터 기반 비대면 측정 서비스(Semi 커스텀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1:1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대면으로도 정확하게 측정하고 만족도 높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확장 서비스다.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한 친환경 정책에도 집중하고 있다. 종이 패키지 사용을 비롯해 천연(비건) 원료 사용을 늘리고 있고 해양 쓰레기의 1%를 줄이겠다는 환경 캠페인(플로깅)을 펼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전남 해남에 농장을 운영하며 직접 재배한 병풀추출물을 원료화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정 대표는 “2025년을 기준으로 초개인화에 따른 대량 맞춤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되는데, 그만큼 예정된 미래라 할 수 있다”며 “맞춤형화장품은 이런 시대에 딱 맞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이어 “여기에는 지불가치를 얼마나 더 둘 수 있느냐가 핵심인데, 딱 23%에 도달하면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며 “기존 제품이 1만원이라면, 맞춤형화장품은 1만2000원선에 도달할 때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라고 덧붙였다. 서인수 수석연구원은 맞춤형화장품 기술 발전 방향과 선도제품 적용 기술 현황 등을 살피는 한편, 조제관리사들을 위한 기술 지원사업과 플랫폼 활용 방안 등을 소개했다.
김병호 제주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장은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맞춤형화장품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이어지길 바란다”며 “제주테크노파크와 대한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협회도 관심을 갖고 정기적인 행사를 마련해 향후 조제관리사 실무 교육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도출하고 산업 발전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20년 2월 맞춤형화장품 제도가 시행된 이후 배출된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는 5,627명이다. 대한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협회는 2020년 6월 설립됐으며, 현재 664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조제관리사 시험 대비 과정 운영, 화장품 이론 교육, 화장품 원료 효능 데이터 베이스 구축(연구 용역) 등의 사업을 전개했으며, 내년에는 맞춤형화장품 판매업 창업 대비반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