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혁신성 앞세워 국가별 맞춤 전략 실행해야”

화장품 산업 지속성장 위해 M&A 통한 글로벌 유통망 확보 필요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4-04-24 18: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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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화장품 시장 동향

[CMN 심재영 기자] K뷰티의 주요 판매처였던 중국이 K뷰티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의 소비 주체로 떠오른 Z세대의 애국소비와 가치소비 선호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애국소비 경향에 따라 가성비 좋은 로컬 브랜드(C뷰티)를 선호하지만 자신이 가치있다고 판단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는 가격이 높더라도 구매하는 성향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K뷰티는 중국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중저가 브랜드는 중국 로컬 브랜드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K뷰티는 브랜드력과 기술력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보다 한 단계 아래인 것으로 평가받으며 고전하고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이 발간한 ‘K뷰티 산업의 변화라는 제목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의 최대 판매처인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위치가 애매해졌지만, 동남아, 일본, 미국으로 K뷰티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시장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에서 한국은 화장품 수입국 3위로 부상했으며, 일본에서는 화장품 수입국 1위로 부상하는 등 미국과 일본이 K뷰티 미래 성장을 좌우할 주요 국가로 떠올랐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한국 화장품의 강점은 혁신성으로, 에어쿠션, BB크림, 마스크팩, 썬스틱, 스틱 파운데이션 등 한국에서만 출시되는 상품들 중심으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M&A에 소극적인데 화장품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화장품 브랜드, 유통업체 M&A를 통해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일본에서 화장품 수입국 1위는 한국인데, 일본은 온라인이 덜 발달해 있고 H&B스토어 중심이기 때문에 채널 진입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축소되고, 북미 지배력 확대

글로벌 화장품 시장 규모는 22년 약 4,280억 달러(571조 원)에서 27년 약 5,850억 달러(770조 원)로 연평균 6%의 성장이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북미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 시장의 영향력은 축소되고 북미 시장의 지배력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뷰티 시장으로, 향후 연평균 8%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 저성장 국면을 맞이했으며 현지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해외 브랜드의 진입 및 확장이 어려운 실정이다.

북미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모든 뷰티 카테고리의 매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시장이 초세분화 되어 있으며 다양한 채널 전략을 통해 공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뷰티 브랜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을 필두로 한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최대 시장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며, 신흥 시장으로 중동아프리카 지역과 인도 시장이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시장과 중동 시장은 장기적으로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 인구 비중이 높으며 이들의 해외 브랜드의 개방성이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현재 주요 소비층의 부가 늘어남에 따라 뷰티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신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킨케어, 전체 카테고리의 45%

글로벌 화장품 시장을 제품 카테고리별로 보면, 스킨케어, 향 관련 제품, 색조 화장품, 헤어케어 제품 등 모든 카테고리에서 22년부터 27년까지 연평균 6%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적 시장 규모는 스킨케어, 수익성은 향기 제품, 신시장은 헤어케어에 집중되고 있다.

스킨케어는 전체 시장의 약 45%를 차지해 화장품 중 가장 비중이 높다. 기능성화장품과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저가형 제품(매스티지)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고가형 제품(럭셔리, 프리스티지)의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럭셔리는 11%, 프레스티지는 7%의 성장이 예상된다.

향기 제품은 타 제품군에 비해 매출 총이익이 높은 상품(럭셔리 부문 90%, 이외 80%)이며, 보급률이 낮은 중국 시장(중국 3%, 미국 16%)에서 성장세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주요 국가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화가 진행되며 럭셔리 부문의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럭셔리 13%, 프레스티지 8%)

색조화장품은 타 카테고리에 비해 매출 총이익이 낮은 상품(45~50%)이다. 제품당 가격이 낮고 샘플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으나 향후 6%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헤어케어 제품은 루틴이 복잡해지고 헤어 드라이, 스타일링 기기의 확대가 이뤄지면서 관련 제품까지 다각화가 이뤄지는 중이다. 이에 신규업체의 시장 진입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프레스티지 부문 중심의 성장이 예상된다. (성장률 11%)

팬데믹 이후 이커머스 채널 급성장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팬데믹 이후 이커머스 채널이 전반적으로 발달하고 있으며, 화장품 판매 채널에서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 대기업인 아마존(Amazon)이 뷰티 카테고리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화장품 재구매 플랫폼이 아닌, 발견 채널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전체 화장품 시장의 40% 이상이 이커머스를 통해 이뤄지며, 라이브 스트리밍과 소셜 커머스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 27년에는 이커머스가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화장품,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

22년 기준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6164억 위안(15~22CAGR 10%)으로, 글로벌 시장 성장새(15~21CAGR 2.7%)를 크게 상회한다. 단일 국가로는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하지만, 고가 화장품을 수입하고 중저가 제품을 수출하는 구조로, 무역적자가 큰 품목이다.

1인당 GDP의 상승 및 소비 업그레이드에 따라 중고가 화장품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중저가 화장품 시장이 축소되는 추세다. 2015년 기준 중고가 화장품 점유율 22.7%, 중저가 77.3%였던 것이 21년에는 중고가 41.8%, 중저가 58.2%로 변화했다.

화장품 유통채널 중에서는 온라인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 14년 온라인 28.3%, 오프라인 71.6%에서 20년 온라인 44.2%, 오프라인 55.7%로 변했다.

또한, 젊은 소비층의 소비관념과 성향이 변화해 친환경트렌드가 대두되고 있다.

최근에는 로컬 브랜드 확대로 수입 화장품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으며 한국 화장품 수입 감소폭이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글로벌 브랜드들이 공급망, 물류 및 운송에 영향을 받으며 신제품 출시, 글로벌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늦춰지는 동안 중국의 신생 화장품 브랜드들이 R&D 역량에 집중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제품은 중고가 프리미엄 해외 유명 브랜드, 로컬 제품은 중저가 가성비 브랜드로 양극화되는 추세다.

신흥 소비 주력 세대인 중국 Z세대(90~00년대생)는 이전 세대(70~80년대생)에 비해 애국소비를 선호하며, 해외 유명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선호하기보다 인터넷에서 성분·후기·가격 등을 비교해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Z세대/C뷰티(중국 로컬 제품)/소셜 마케팅의 3가지에 초점을 맞춰 발전하고 있다.

Z세대는 디지털 친숙도가 높으며, 화장품의 경우도 소셜 플랫폼(틱톡, 샤오홍슈 등)을 통해 소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 현지 유명 백화점 및 종합 온라인 플랫폼(티몰, 타오바오, 징동 등)이 주력채널이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들은 가치 소비를 지향한다. , 좋아하고 중요한 가치에는 주저없이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 그 외의 경우에는 가성비를 중시한다. 무엇보다 소비문화를 선도, 창조하고자 하기 때문에 신생 브랜드일지라도 Z세대의 공감을 얻으면 시장 진입이 용이하다.

틱톡, 샤오홍슈(중국판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소셜 인터랙티브와 사용자 자체 제작 콘텐츠 등을 제공하며 쇼핑을 돕는 소셜 플랫폼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로컬 브랜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소셜 마케팅으로의 전환이 늦었으며, 현지 인플루언서들이 제시하는 세일즈 포인트에 기반한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 출시도 늦은 편이다.

그러나, 한국 브랜드의 자체적 경쟁력은 아직까지 견조하므로 중국 화장품 시장의 마케팅 포인트를 이해하며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국 인디 화장품, 미국서 좋은 반응

22년 기준 미국 뷰티·퍼스널케어 시장 규모는 1106708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1% 증가해 글로벌 성장치를 상회했다. 소비 파편화 및 개인 취향 고도화가 인디 브랜드 유입을 촉진했고, 한국 인디-중저가 화장품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수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2년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55771만 달러(전년대비 6.9% 성장)로 미국 화장품 3위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미국 화장품 시장은 MZ(18~44)세대 고객이 전체의 52% 비중을 차지하며, 이들은 가성비·기능성 제품, 온라인 구매를 선호한다.

이들의 화장품 구매의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가격이며,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 소비에는 지불 의향이 높다.

22년 미국 화장품 온라인 판매액은 186억 달러(YoY +19.6%), 26년꺼지 연간 13%대 성장이 전망되며, 전체 판매액 중 온라인 비중은 2221%에서 2630%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화장품 제품 정보를 SNS 플랫폼으로 검색 및 구매하는 경향이 높으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펜데믹 이후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해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과 더마 코스메틱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 화장품 수입국 1한국

일본 화장품 시장 규모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년 연속 감소해 21년도 28415억 엔을 기록했으나 22년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29134억 엔으로 기존 화장품 시장으로 회복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 중저가 브랜드의 약세와 대중국 수출 부진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주목받는 시장이다.

일본 화장품 시장은 전자상거래의 시장 규모가 타 국가에 비해 작고, 성장률도 적은 편인 반면, 드럭스토어의 판매 비중이 높다. 이는 노령 인구의 비중이 높고, 보수적인 소비성향으로 직접 경험 후 구매를 선호하는데다 배송료가 비싼 편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 중소 브랜드들도 온라인을 통해 진출하는 추세다.

잃어버린 30년에 따른 일본 MZ 세대의 구매력 저하로, 일본 내 화장품 대기업 브랜드가 중장년층, 럭셔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다 로컬 색조 브랜드의 제형과 컬러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디·벤처 브랜드 제품력의 기반인 ODM 산업의 발달이 늦는 편이며 OEM에 편중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일본의 화장품 수입국 1위는 한국이다. 한국 화장품 업게의 뛰어난 브랜드력과 ODM 산업의 발달, K컬처의 소프트 파워 등의 경쟁력 기반으로 1위 지위를 오랫동안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M&A로 글로벌 유통망 확보해야

브랜드 투자는 인큐베이팅, 빌딩, M&A로 나뉘며, 글로벌 대기업들은 주로 빌딩과 M&A를 시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럭셔리 시그니처 브랜드를 리뉴얼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이어가고, 유행에 민감한 중저가 브랜드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M&A를 통해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수요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

로레알의 경우, 로레알 파리, 로레알 프로페셔널, 케라스타즈 등 3개 브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33개 브랜드가 M&A를 통해 통합한 브랜드이다. 지난해 4월에도 호주의 고가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을 253000만 달러(33000억 원)에 사들여 화제가 됐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M&A에 소극적이다. 국내 브랜드보다는 해외 브랜드 기업을 인수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M&A를 통해 부족한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하고자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경우 경영진의 화장품 단일 사업에 대한 의지와 자체적인 R&D 역량 기반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M&A보다 인큐베이팅/빌딩에 치중한 투자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19월 코스알엑스 지분 38.4%를 취득한 데 이어 작년 10월 코스알엑스 잔여 지분을 7,551억 원에 추가 인수, 코스알엑스의 지분 93.2%를 보유하며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LG생활건강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공격적인 M&A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해 화장품 사업, 음료, 생활용품 등 세 개의 축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구조로 화장품 기업 1위를 달성했다.

22년 미국 뷰티 브랜드 더크렘샵의 지분 65%12천만 달러에 사들였으며, 작년 9웰에는 비바웨이브의 색조 브랜드 힌스지분 75%425억 원에 인수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보고서 결론에서 화장품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화장품 브랜드 또는 유통업체와의 M&A를 통해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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