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후원방문판매 시장 80% 이상 장악

공정위, 후원방판업체 정보공개 … 후원수당 편중 현상 심각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14-11-28 09: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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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후원방문판매 시장 동향 분석

지난해 후원방문판매업자의 총 매출액이 2조321억원에 달해 다단계 시장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후원방문판매업체 가운데 매출 상위권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 업체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위 1%의 판매원이 한 달에 400만원 가까이 후원수당을 받는 것에 비해 나머지 99%의 판매원은 한달 수입이 30만원에도 못 미쳐 편중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다단계 판매업자·후원방문판매업자의 정보공개에 관한 고시’에 따라 2653개 후원방문판매업자의 주요 정보를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후원방문판매 개황

국내에 화장품 방문판매가 도입된지 올해로 50년째를 맞았다. 지난 1964년 9월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이 지정 판매소 제도에 한계를 느끼고 여성인력을 활용해 시작한 방문판매가 오늘날 화장품 방문판매의 원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화장품 방판은 2012년 방문판매법이 개정됨에 따라 영업 형태가 크게 순수방문판매와 후원방문판매, 다단계판매의 세가지로 분류되며 후원방문판매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후원방문판매는 다단계판매와 비슷하지만 판매원의 실적이 상위 판매원 1명의 수당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2인 이상의 판매원 수당에 영향을 미치는 다단계 판매와 차이가 있다.

2012년 8월 18일 방문판매법 전면 개정을 통해 다단계판매조직과 유사하게 운영되는 변형 방문판매업체를 규제하고자 방문판매와 별도로 후원방문판매라는 개념이 신설됐다.

신고제인 방문판매업과 달리 등록제인 후원방문판매업을 도입해 변형 방문판매업체에 의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한다는 것이 원래 취지였다.

방문판매는 사업장 외의 장소에서 소비자에게 권유해 계약의 청약을 받거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요소로 한다. 다단계판매는 특정인을 하위 판매원으로 가입하도록 권유하는 방식에 따른 판매원의 가입이 3단계 이상으로 운영되며 다른 판매원의 실적에 따른 후원수당이 지급되는 것을 요소로 한다. 후원수당 1단계 지급방식이란 판매원 자신과 그 직하위 판매원의 실적에 대하여만 후원수당이 지급되는 것을 말한다.

후원방문판매는 원칙적으로 방문판매법 상 금지행위, 사행적 판매원 확장 행위 금지 등 다단계판매와 유사한 규율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최종 소비자 판매비중 70% 이상을 입증한 후원방문판매업자는 후원수당 지급비율 제한, 개별상품 가격 상한 제한, 소비자피해 보상보험계약 등 체결 의무 등 3대 규제가 면제된다.

후원방문판매는 방문판매에 근원을 두고 있으므로 대부분의 후원방문판매업자는 기존에 방문판매를 업으로 하던 대리점 사업자이다. 따라서 후원방문판매업자는 본사 및 기존 방문판매 대리점 사업자와 별도의 본사가 없는 독립 사업자로 크게 구분된다. 대리점 사업자와 계속적 거래관계가 있는 본사 사업자는 대리점 사업자들의 소비자피해 보상보험계약 등 체결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대체 지급보증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매출 톱10 중 80%가 화장품

공정위에 따르면 2013년 12월 말 기준, 17개 시·도에 등록된 3,089개 업체 중 2014년 10월까지 폐업·등록취소·소재불명 등 사업자 436개를 제외한 2,653개 사업자가 후원방문판매업 정보 공개 대상이다. 공개 대상 사업자 중 본사 및 대리점 사업자는 2,598개(98%), 본사가 별도로 없는 독립 사업자가 55개(2%)로 파악됐다. 본사 사업자로서 방문판매업을 등록한 사업자가 6개사이며 순수 대리점 사업자가 2,592개로 집계됐다.

공정위가 발표한 후원방문판매업자 주요 정보(2013년도) 공개 내역에 따르면 2013년도 2,653개 사업자의 총 매출액은 2조321억원, 판매업자 1개 당 평균 매출액은 7.7억원으로 집계됐다.
본사 및 대리점 사업자의 총 매출액은 1조6,531억원(81.3%)이며 판매업자 1개 당 평균 매출액은 6.4억원이었다. 이 중 후원방문판매업자인 6개 본사의 매출액은 1,543억원이고 순수 대리점 사업자의 매출액은 1조4,988억원이었다.

매출액 순위 톱10 후원방문판매회사 중 화장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회사가 아모레퍼시픽(8,736억원), LG생활건강(2,605억원), 유니베라(1,052억원), 코리아나화장품(658억원), 마임(551억원), 김정문알로에(309억원), 한국화장품(254억원), KGC라이프앤진(233억원) 등 8개사에 달했다.

특히 1~2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차지하는 매출액이 1조1,341억원으로 총2653개 후원방문판매업자 매출액 2조321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차지했다. <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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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사업자의 총 매출액은 3,970억원(18.7%)이며 판매업자 1개 당 평균 매출액은 68.9억원이었다. 이중 매출액 규모 상위 10개 독립 사업자의 매출액은 3,228억원이었다. 독립 사업자의 수(55개)에 비해 매출액 규모가 큰 것은 법인 사업자인 상조업체가 대다수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규모 상위 10개 독립 사업자 중 1, 2위 업체도 화장품 업체인 아이기스화진화장품(1108억원)과 미애부(759억원)가 차지했다. 나머지 2위부터 10위까지는 상조업체가 차지했다. <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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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판매 시장(106개사)과 비교해 볼 때, 총 매출액 규모는 다다계 판매 시장 3조9,491억원의 절반(51.5%) 수준, 판매업자 1개 당 평균 매출액은 372.6억원의 2% 수준이다. 이는 다단계 판매업자가 모두 법인 사업자인데 비해 후원방문판매업자는 97% 이상의 사업자가 소규모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판매원 99%, 월 수당 30만원 미만

2013년도 2,653개 사업자의 후원수당 지급총액은 5,029억원, 판매원 1인당 평균 지급액은 263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본사 및 대리점 사업자의 후원수당 지급총액은 3,892억원(77.5%), 판매원 1인당 평균 지급액은 287만원이었다.

후원수당 지급총액이 가장 많은 사업자는 아모레퍼시픽 및 소속 대리점 사업자들로서 연간 1,828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판매원 1인당 평균 지급액이 가장 많은 사업자는 풀무원건강생활(주) 대리점 사업자들로서 연간 평균 752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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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사업자의 후원수당 지급총액은 1,137억원(22.5%), 판매원 1인당 평균 지급액은 203만원이었다. 후원수당 지급총액이 가장 많은 사업자는 (주)미애부로서 연간 354억원을 지급했다. <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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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수당 지급 현황에서 상위 판매원의 수당 편중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위 1% 미만(1,900여명) 판매원의 연간 1인당 평균 지급액은 3,933만원인데 반해 나머지 99%(18만8천여명)의 연간 1인당 평균 지급액은 256만원이었다. 한달에 30만원도 못 번다는 얘기다.

상위 1% 미만 판매원이 1년간 지급받은 후원수당 747억원은 총 지급액(5,029억원)의 15% 수준으로 다단계 판매 시장의 54.7%에 비해 편중현상은 낮은 편이다.


판매원 32만명, 1개사 평균 121명

2013년 12월 말 기준 등록 후원방문판매원 수는 약32만명, 판매업자 1개 당 평균 판매원 수는 121명이다. 본사 및 대리점 사업자의 총 판매원 수는 약18만명(56%), 독립 사업자의 총 판매원 수는 약14만명(44%)으로 집계됐다.

독립 사업자의 경우 사업자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원 수가 많은 것은 상조업체와 같은 법인형 독립사업자의 높은 비중 때문으로 보인다. 등록 판매원 중 후원수당을 수령한 판매원 수는 약19만명으로 전체 판매원 수의 60%다.

다단계판매 시장(106개사)과 비교해 볼 때 등록 판매원 수는 572만4,000명의 5.6% 수준, 후원수당 수령 판매원 비율은 다단계 판매 시장의 22%보다 38%p 높은 수준이다.

등록 판매원 수의 차이는 하방 확장성이 강한 2단계 이상의 후원수당 지급 구조를 가진 다단계 판매업계와 1단계 후원수당 지급 구조를 가진 후원방문판매업계의 특성에서 주로 기인한다.

후원수당 수령 판매원 비율의 차이는 자가소비의 목적이나 영업 휴지기의 부업형 판매원 비중이 다단계 판매에 비해 후원방문판매의 경우 더 낮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주로 화장품 취급 … 수도권 집중

각 사업자들이 주로 취급하는 품목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의료기기로 다단계판매 사업자와 유사하다.

본사 및 대리점 사업자들은 주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을 취급하는 반면, 독립 사업자들은 이 외에도 상조상품, 의류, 통신상품 등 비교적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창욱 공정위 특수거래과장은 “주요 취급하는 품목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상조상품 등 다단계판매와 유사하다”며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건전한 시장질서 정착을 위해 법 위반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원방문 판매업자는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 약40% 정도로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 수도권의 뒤를 이어 경상권(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이 약 32%, 충청권(대전, 세종, 충북, 충남), 전라권(광주, 전북, 전남)이 각각 11%, 기타 지역이 1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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