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국내 최고 마케터가 만든 가장 오래된 히트상품
[CMN 이정아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히트상품’은? 지난 달 19일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그랜드홀에서 CMN과 WK마케팅그룹 공동기획으로 열린 ‘2017 대한민국 화장품 마케팅 컨퍼런스’ 강의 중 나온 질문이다.
‘초코파이, 박카스…’ 등 다양한 답변이 쏟아졌다. 강연자가 내놓은 답은 ‘한글’이었다. 1443년(세종 25년) 완성되어 1446년(세종 28년) 반포 후 지금까지 온전히 살아 남아있으며 대한민국 온 국민이 사용하고 있으니 엄청난 히트상품임에 틀림없다. 마침 오는 10월 9일이 ‘한글날’이다. 국경일로 지정되어 있는, 또한 훈민정음은 국보(제70호)다. 무슨무슨 대상에 견줄 바가 아니다.
게다가 훈민정음은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도 지정돼 있다. 14개의 자음과 10개의 모음으로 표현해 내지 못하는 소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과학적인 글자로 칭송받는다. 세계에 수많은 글자들이 있지만 반포일과 창제인, 창제원리를 아는 글자는 한글이 유일하다고 한다.
한글을 쓰는 건 한국인뿐만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이를 널리 배우고 알리고 있다. 한글은 국내에 한정된 히트상품이 아니라 명실상부 글로벌 히트상품인 셈이다.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과정을 주도한 연구소 격인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훈민정음이 완성된 후에도 3년여간의 보충연구 기간을 가졌다. 이 기간 동안 집현전 학사들로 하여금 용비어천가를 지어 훈민정음의 실용성을 시험해 보는 한편, 훈민정음의 본문을 풀이한 해례서를 편찬하게 했다.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고 사용설명서까지 제대로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최고의 히트상품을 만든 세종대왕은 최고의 상품기획자이자 마케터다. 세종대왕이 최고의 마케터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딱 하나다. ‘애민(愛民)’. 밑바탕에 깔린 ‘백성들을 지극히 사랑하는’ 그 마음이다. ‘글을 모르는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이것을 가엾게 생각하여…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는데 편하게 하고자’ 만든 게 ‘한글’이다.
세종대왕 같은 최고의 마케터를 선배로 둔 우리 국내 화장품 마케터들이여~ 올 가을, 부디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