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N 심재영 기자] 중국의 재고 증가세가 올해 다시 거세지기 시작하며 저가 밀어내기 공세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석유화학, 배터리 뿐만 아니라 섬유‧의류와 화장품 산업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7일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내 완제품 재고 증가율이 올들어 계속 우상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기간인 2022년 4월 역대급 침체로 20.11% 정점을 찍었고, 지난해 11월 1.68%까지 떨어졌다가 올 6월 기준 4.67%까지 오른 것이다. 재고 증가율은 재고량의 전년 동기 대비 변화량을 계산한 값이다. 높아질수록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이 좀처럼 경기 둔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대한상의가 전국 제조업 222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0%가 피해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6%는 중국 저가 공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고, 42.1%는 현재 영향이 없으나 향후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30.3%는 영향이 적거나 없다고 전망했다.

업종별로 보면, 피해가 크다고 답변한 비중은 배터리가 61.5%로 가장 컸다. 섬유‧의류가 46.4%, 화장품이 40.6%로 뒤를 이었다. 주요 피해(복수응답)는 ‘판매단가 하락’(52.4%)과 ‘내수시장 거래 감소’(46.2%)였다.

중국은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력도 빠르게 성장해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응답 기업의 73.3%가 5년 내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기술을 추월당할 것이라고 답했다. 39.5%는 4~5년 이내라고 답했고, 2~3년 이내에 추월당할 것이란 응답도 28.7% 있었다. 1년 이내 라는 응답도 5.1%로 집계됐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우리기업이 해외수입품에 대해 신청한 반덤핑 제소 건수가 통상 연간 5~8건인데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6건이 신청됐다”며 “글로벌 통상 분쟁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정부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